"금융회사서 향수를?" 신선한 도전 나서는 요즘 광고들
급변하는 트렌드 속 새로운 자극으로 각인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색다른 시도로 소비자에게 상품이나 메시지를 각인시키는 광고가 인기다. 알리고자 하는 상품과 연관이 없을 것 같은 분야를 연계해 보는 이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주는가 하면, 광고 느낌을 지운 광고도 눈에 띈다. 급변하는 트렌드 속 새로운 자극으로 작용해 각인 효과를 높이고자 하는 시도들이다.
12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다올저축은행은 지난 9월 디지털뱅크 '파이(Fi)' 애플리케이션(앱)을 론칭하며 돈의 향기를 담은 '머니퍼퓸' 향수를 출시했다. 머니퍼퓸은 실제 지폐 성분분석을 통해 새 지폐의 향기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TV 광고에서도 신규 앱을 소개하지 않고 머니퍼퓸의 탄생 과정을 담았다. 금융회사 광고에서 직접 제작한 향수를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은 업계 최초다. 포화한 디지털뱅크 시장 속에서 '돈의 향기를 담은 향수'라는 매개체를 활용해 강렬한 첫인상을 남겨 소비자 관심을 끈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유튜브 조회 수는 향수편 및 스토리편 합산 1000만회에 육박했다.
해당 캠페인을 총괄 기획한 민선정 이노션 팀장은 "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돈의 향기'라는 메시지로 풀어낸 만큼 Fi 앱이 소비자들에게 강력히 각인되길 원했다"고 밝혔다. 이후 해당 캠페인은 머니퍼퓸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 운영 및 각종 소비자 참여형 이벤트로 이어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많은 이들에게 회자됐다.
KT가 최근 선보인 '콘텐츠로드' 캠페인 영상 역시 유튜브 누적 조회 수가 800만건을 넘어서는 등 인기다. DIGICO KT의 미디어 콘텐츠 역량과 비전을 알리기 위해 제작된 이번 캠페인은 영상에 KT 미디어 그룹사인 KT스튜디오지니, ENA 등에서 제작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비롯해 '나는SOLO', '강철부대' 등 인기 콘텐츠를 영상에 등장시켰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인 배우 박은빈이 콘텐츠 촬영 현장에 다큐멘터리 작가로 등장해 KT의 콘텐츠 역량을 전하는 방식을 취했다. 특히 ENA, 밀리의 서재, 지니뮤직이 함께 기획·제작한 '수상한 책방 동서남Book'도 영상에 등장시켜 KT의 미디어 시너지를 보여준다.
무신사는 올해 신규 브랜드 캠페인 광고를 통해 배우 유아인을 형상화한 3D 버추얼 휴먼 '무아인'을 브랜드 뮤즈로 내세웠다. 스트리트 패션에서 나아가 '플레이어(스포츠), 부티크(럭셔리), 뷰티, 골프, 키즈, 아울렛' 등 총 6개 신규 전문관을 론칭하면서 브랜드의 무한한 확장을 무아인이라는 멀티 페르소나로 재현했다. 모델 유아인의 유(有)와 버추얼 휴먼 무아인의 무(無), 두 가지 차원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새로운 패션 유니버스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무신사의 메시지가 이번 캠페인을 통해 잘 나타났다는 평이다.
해외에서도 획기적인 방식으로 대중 인식을 전환하는 캠페인이 인기다. 지난달 이노션 독일 베를린 지사는 난독증 단체 '디스렉시아 스코틀랜드'와 함께 난독증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캠페인을 실시했다. '난독증에 대해 코믹한 것은 없다(There's Nothing Comic About Dyslexia)'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해당 캠페인은 평소 불균형적이고 비대칭적인 모양의 폰트(font) '코믹 산스(Comic Sans)'를 활용해 디지털 월페이퍼 등을 제작했다.
애초에 말풍선 등에 활용되도록 제작된 삐뚤빼뚤한 '코믹 산스'는 평소 디자이너들에겐 기피 대상 서체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난독증 환자들에게는 오히려 더 쉽게 읽히는 반전이 있다. 비슷한 오해와 부정적 시선을 받는 '코믹 산스' 폰트와 '난독증'을 연결해 난독증 친화적인, 즉 모든 사람의 현실을 반영한 더 포괄적인 디자인 마인드를 독려하기 위한 것이 이번 캠페인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가브리엘 마타 이노션 유럽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많은 이들이 난독증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노션 관계자는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 속에서 새로운 장르와 아이디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선사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동시에 클라이이언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비전까지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광고회사의 역할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많은 고민을 통해 크리에이티브 확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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