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등장에 적폐 드러나는 이유 [하재근의 이슈분석]

데스크 2022. 11. 1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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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지니뮤직어워드' 포스터. ⓒ 지니뮤직

최근 지니뮤직어워드에서 대형기획사의 보이그룹 NCT 드림에게 올해의 가수상, 올해의 앨범상 등 두 개의 대상이 돌아갔다. 임영웅은 대상 중의 하나인 올해의 음원상을 포함한 3관왕에 올랐다. 이에 대해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터졌다. NCT 드림이 임영웅을 제치고 대상 두 개를 차지하고, 임영웅은 하나만 받는 것이 납득이 안 간다는 내용이다.


NCT 드림은 국제적인 한류스타다. 앨범도 많이 팔았다. 만약 이 시상식이 앨범 판매량 위주의 시상식이라면 NCT 드림이 주요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니뮤직어워드는 음원 플랫폼인 지니뮤직의 행사였다.


지니뮤직의 음원차트에서 임영웅은 올해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보통 아이돌 스타들이 음반 발매 직후에 이른바 줄 세우기를 하는데, 10위권 안에 앨범 수록곡 몇 곡을 동시에 진입시키는 식이다. 임영웅은 이런 줄 세우기와 차원이 다른 싹쓸이를 툭하면 했다.


예컨대, 1위부터 14위까지를 모두 휩쓰는 식이다. 이런 듣도 보도 못한 싹쓸이를 앨범 발매 직후뿐만이 아니라,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에도 여전히 종종 하곤 했다. 이 정도의 성과라면 해당 음원플랫폼의 시상식에서 대상을 휩쓰는 것이 당연해 보였다.


음원성적 뿐만이 아니라, 가수로서의 인지도와 인기 열기를 보더라도 국내에서 임영웅은 방탄소년단과 쌍벽을 이루는 수준이다. 인지도가 젊은 세대에게 집중된 아이돌과 달리 임영웅은 폭넓은 세대에 알려진 국민스타다. 올해 진행된 전국 순회공연의 서울 앙코르 공연 표 판매 땐, 앙코르 공연인데도 불구하고 표 구입 대기자가 83만 트래픽에 달했다. 올림픽 체조 경기장 표 판매 당시 대기시간은 153시간이었다. 역대급 스타가 아니고선 나올 수 없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치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NCT 드림이 대상을 두 개나 받자 논란이 터진 것이다. NCT 드림도 물론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슈퍼스타이지만, 지니뮤직에서의 음원성적은 최고 수준이 아니었다. NCT 드림이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 모르는 국민도 많을 것이다.


이런 시상식 공정성 문제가 항상 있어왔다. 특히 가요계에선 대형기획사 소속 가수들이 특혜를 받고 상들을 독식한다는 의혹이 있었다. 일종의 적폐인 것이다. 그 문제가 이번 지니 뮤직 어워드 시상 결과로 불거졌다.


얼마 전에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 우리 음악방송의 공정성도 의심 받아왔었는데, 올해 대형기획사 신인 걸그룹이 임영웅을 제치고 1위에 오르자 크게 논란이 일었다. 적폐가 드러난 것이다.


이렇게 임영웅 등장에 곳곳에서 적폐가 드러나는 이유는 임영웅의 위상이 워낙 역대급이기 때문이다. 경쟁자들이 비슷비슷한 수준일 때는 누구 하나가 특혜를 받더라도 그 문제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반면에 임영웅은 압도적 위상이기 때문에 그가 밀려났을 때 문제점이 확연히 체감되는 것이다. 그래서 ‘해도 해도 너무 한다’며 논란이 터진다.


큰 오해가 있다. 이런 논란에 일각에선 임영웅 팬덤이 무섭다고 한다. 팬덤의 목소리가 크다 보니 논란이 커진다는 것이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음악방송 순위 문제 때도, 이번 시상식 문제도 목소리를 높이는 건 일반 누리꾼들이다. 임영웅 팬카페가 아닌 일반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커졌다. 음악방송 순위 문제를 경찰에 신고한 이도 임영웅 팬이 아닌 일반 누리꾼이라고 한다. 정작 임영웅 팬들은 논란 자체가 가수에게 누가 될까봐 이런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거의 내지 않는다.


그렇게 팬이 아닌 일반 누리꾼들이 소리를 높이는 건, 이런 사안들이 그전부터 많은 이들에게 문제의식을 갖게 한 적폐이기 때문이다. 임영웅이 워낙 엄청난 스타이다 보니 그가 부당하게 불이익을 당하는 순간 그 적폐가 확연히 가시화되면서 인터넷 여론에 불이 붙는다. 이런 스타까지 밀려날 정도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이들이 대형기획사 기득권 구조에 불이익을 당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공분이 터지는 것이다. 올해의 논란을 마지막으로 내년부터는 시상이나 순위 관련 논란이 없기를 바란다. 가능할까?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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