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넘어 EU·中까지…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심사에 촉각

편은지 2022. 11.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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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미국·영국 심사 앞둬… 승인 여부 주목
관건은 중국·EU… 이후엔 공정위 승인도 남아
해넘은 양사 결합, 내년 말까지 불투명
ⓒ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전 세계 각국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이달 발표를 앞둔 미국과 영국의 승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전세계 항공 산업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앞으로 심사가 남은 다른 국가들의 승인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다만 필수신고국가인 미국의 문턱을 넘는다 하더라도 내년엔 중국과 EU의 까다로운 심사도 앞두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인수작업 마무리가 내년 말까지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은 이달 안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심사를 마무리하고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9월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2차 자료 제출을 마무리했으며, 심사는 자료 제출 이후 75일간 진행된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심사승인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영국,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5곳이다. 총 14개국 가운데 대한항공은 현재까지 필수 신고 5개국과 임의 신고 4개국을 포함해 총 9개국의 심사를 통과했다.


특히 전 세계에서 항공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의 승인 여부가 매우 중요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것으로 예측하고있다. 미국이 그간 항공사간 기업결합 심사를 대부분 승인해온데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합병한다 하더라도 글로벌 시장 기준에서는 우려할만큼 덩치가 커지지 않는단 이유에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금 더디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내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각국 경쟁당국의 요청에 적극 협조해 승인을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역시 지난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 "늦어도 연말까지는 미국과 EU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 문턱을 넘는다 하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EU와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중국의 심사가 남아있어서다. 중국과 EU, 일본의 심사는 이르면 올해 말에서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는 발표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동안의 기업 결합 심사 전례를 살펴보면, EU는 역외 국적 기업에 대한 심사가 까다롭기로 잘 알려져있다. 특히 독과점 문제에 민감해 국내 양대 항공사였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으로 인한 독과점을 크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앞서 EU는 스페인 1위 항공사 IAG와 3위 에어유로파의 합병도 독과점을 우려해 불허한 전례가 있다. 올 초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도 승인하지 않았다.


중국에서의 결과는 더욱 오리무중이다. 외교적인 문제에 따라 얼마든지 거절의 의사를 내비칠 수 있어 쉽게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중국과 EU 모두 필수 신고 국가이기 때문에 두 국가 중 한 곳이라도 통과하지 못할 경우 기업 결합 심사는 무산된다.


모든 국가들의 승인을 받은 후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승인도 남아있다. 앞서 지난 2월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를 모두 받은 후 다시 승인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 마무리가 내년 말까지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계약을 맺은것은 2020년 11월로, 대한항공은 벌써 2년 째 기업 결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로서는 내년 말에도 인수작업이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아보인다"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지 못하면 국내 항공업계 전반의 경쟁력이 악화됨은 물론 아시아나항공이 도산할 위험도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은 필수불가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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