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부 "헤르손 철군 완료"…남부 점령지 잇는 유일한 교량 파괴
"러시아 영원하리" 선전물 철거
푸틴, G20 불참·영상연설 취소
러시아 국방부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에서 병력 철군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오전 5시경 드니프로 강 서안에서 병력, 무기, 장비 철수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러시아군은 모두 강둑 동쪽으로 건너갔다"며 "철군 과정에서 어떠한 인력 및 장비 손실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드니프로 강둑 동쪽에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헤르손 철수 작업은 앞서 지난 9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철군을 명령한 지 이틀 만에 마무리됐다. 이는 당초 서방과 우크라이나 측의 예상보다 빨랐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이 지역에 배치된 2만~3만명 규모의 러시아군이 전면 철수하기까지 수주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최소 일주일은 걸릴 것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이날 소셜미디어에는 우크라이나 국기가 헤르손내 행정 건물에 게양된 사진이 올라왔다. 헤르손 서부 근교에서 "러시아는 이곳에 영원하리"라고 적힌 러시아의 선전 광고판이 철거되는 영상도 게시됐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는 매우 중요한 승리를 얻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번 러시아의 헤르손 철군은 개전 초기 수도 키이우 함락 실패와 지난 9월 북동부 하르키우 후퇴에 이어 가장 큰 규모의 퇴각 가운데 하나"라고 보도했다.
퇴각 소식이 알려지자 러시아 강경파들 사이에선 "소련 붕괴 이후 최악의 패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특별군사작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여전히 헤르손을 러시아 일부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월 말 헤르손을 포함해 동부 도네츠크·루한스크, 남부 자포리자 등 4개 지역을 러시아 영토의 일부로 선포한 바 있다.
같은 날 헤르손시에서 러시아가 점령 중인 드니프로 강둑 동쪽을 잇는 유일한 교량이 붕괴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는 현지 방송을 인용해 "헤르손시의 안토노우스키 다리가 교량 상판 수십m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다리 붕괴 원인은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다음 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영상 연설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의 G20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불참은 대통령 일정 및 국내 체류 필요성 때문"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러시아의 한 외교 당국자는 푸틴 대통령이 영상으로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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