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韓 인태전략 선언 "자유·평화·번영으로 포용·신뢰·호혜 이행"(종합)
윤 대통령 "아세안, 가장 중요한 파트너…'한-아세안 연대 구상' 제시"
권익 존중·공동 이익 모색하는 조화로운 역내 질서 촉진
윤 대통령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용인 못해"
기후 변화·디지털 격차·보건에서 韓 기여외교 강조
"2024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제안
[프놈펜(캄보디아)=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아세안을 비롯한 주요국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한국의 인태 전략을 피력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우리의 생존과 번영에 직결된다"고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선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를 언급하며 "아세안의 각국 정상들께서 깊은 애도의 뜻을 보내주셨는데 우리 국민을 대표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우선 세계 인구 65%, 국내총생산(GDP)의 60%, 전 세계 해상 운송의 50%가량을 차지하는 인·태 지역의 안정은 곧 생존과 연결돼 있음을 강조하며 역내 국가들의 권익을 존중하는 조화로운 질서를 촉진하겠다고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역내 국가들이 서로의 권익을 존중하고, 공동의 이익을 모색해 나가는 조화로운 역내 질서를 촉진할 것"이라고 구상을 설명했다.
대결주의와 패권주의에 대한 경계도 내놨다. 윤 대통령은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규칙에 기반해 분쟁과 무력 충돌을 방지하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원칙이 지켜지도록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핵 비확산, 대테러, 해양·사이버·보건 안보 분야에서 역내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제·무역 분야에 대해서도 "개방적이고 공정한 경제질서를 통해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공급망의 회복력을 높임으로써 경제 안보를 강화하고, 협력적, 포용적 경제·기술 생태계를 조성해 공동 번영을 달성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 디지털 격차, 보건 분야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기여 외교를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자유, 평화, 번영의 3대 비전을 바탕으로 포용, 신뢰, 호혜의 3대 협력 원칙하에 인·태 전략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제가 추진해 나가고자 하는 인·태 전략은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협력을 목표로 하는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과 많은 부분이 일치한다"며 "'아세안 중심성'과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을 확고하게 지지하면서 아세안과의 협력을 심화,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인 인태 전략의 핵심 방안으로 '한-아세안 연대 구상'(Korea-ASEAN Solidarity Initiative, KASI)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의 논의에서 한-아세안 외교당국 전략대화, 한-아세안 국방장관회의 정례화를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 간 전략적 공조를 심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 퇴역함 양도·해양테러 대응 등 해양법 집행 분야의 협력 확대 ▲ 아세안 연합훈련 참여를 통한 해양 안전 공조 강화 등도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속도 및 규모를 감안할 때 북핵 문제는 국제사회에 대한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라며 "북한이 대립과 충돌이 아닌 평화와 공존의 길을 택할 수 있도록 아세안이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경제 분야와 관련해선 디지털 통상협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을 업그레이드하는 동시에 아세안의 수요가 높은 전기차·배터리·디지털 분야의 협력을 적극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후변화·환경 분야에서는 ▲ 한-아세안 메탄행동 파트너십 출범 ▲ 한-아세안 탄소중립 및 녹색전환 센터 설립 ▲ 한-아세안 대기오염 대응 사업 등을 제시했다. 의료·의약 분야에서는 백신·바이오 분야의 협력 확대도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한-아세안 관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2024년 대화 관계 수립 35주년을 계기로 한-아세안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CSP: 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로 격상시키자"고 공식 제안했다.
이에 아세안 정상들은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CSP를 실현하기 위해 정상 차원에서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나가자"는 입장을 보였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대통령실은 "우리나라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특화한 지역 외교 전략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리 정부는 윤 대통령이 제시한 비전과 원칙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이행 로드맵을 성안해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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