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드디어 잡히나"…연말 주도주는 `이것` [증시프리즘]

박찬휘 기자 2022. 11. 1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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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박찬휘 기자]
<앵커>

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국내 증시 진단을 위해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박 기자, 오늘 우리 증시 어땠나요?

<기자>

네. 오늘 우리 증시는 "미국 CPI가 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환율을 짚고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기대감 커졌는데요.

국채금리와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오늘 원·달러 환율은 59원 폭락해 1,310원 선까지 내려왔습니다.

달러화 급락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0% 넘게 급등했는데요.

이는 국내 증시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반도체 업종의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삼성전자는 4% 넘게 오르며 5개월 전 가격을 되찾았고, SK하이닉스도 5%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오늘 KRX 반도체 지수는 전일 대비 5.42% 상승했습니다.

간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급등한 점은 국내 성장주에 자극을 줬습니다.

박스권 내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국민 성장주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10%, 15% 가량 급등했는데요.

`네카오`는 한달 전 가격을 되찾았습니다.

인터넷과 게임주 역시 강세를 보였습니다.

이 밖에 가상화폐 시장이 안정세를 보인 점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다시 끌어올렸습니다.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각각 전일 대비 3%, 7% 대 반등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간밤 10월 CPI가 예상치를 소폭 하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거든요.

그럼에도 글로벌 증시는 큰 폭으로 급등했습니다. 과민 반응이 아닐까 우려됩니다.

<기자>

간밤 나스닥 지수가 정확히 7.35 올랐습니다.

이는 나스닥 일일 등락률 중에서 역사상 5번째로 높은 상승률입니다.

1, 2위는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때였고, 3, 4위는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때였습니다.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안겨준 두 사건 직후 상승률에 견줄 만한 반등이 간밤에 나온 겁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반등이 너무 과하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10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7.7%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였던 7.9%에 비해 0.2%p 하회하는데 그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목해야할 점은 7이라는 숫자입니다.

미국 물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7개월 연속 8%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는데요.

지난 2월에 기록한 7.9% 이후 처음으로 7%대로 떨어지면서 전쟁 발생 직전 수준으로 내려온 겁니다.

월가 예상치와 비교해봐도 상당히 선전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적게는 7.8%에서 많게는 8.1%를 예상했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투자 심리에 불을 지피기 충분했습니다.

<앵커>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았던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네. 그동안 물가지표 상승의 중심에 있었던 중고차 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중고차 가격은 전월 대비 2.4% 하락해 9월 1.1% 하락세에서 낙폭이 확대됐습니다.

물가 상승의 또 다른 축이었던 유틸리티 가스 비용도 5% 가까이 급락했고, 의류 가격도 0.7%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또한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역시 예상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9월 CPI가 4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인 6.6%를 기록하며 우려가 많았지만, 지난 달 6.3% 상승하며 상승폭이 줄었습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6.5% 상승보다도 낮았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제 물가가 꺾인다고 봐도 될까요?

<기자>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합니다만, 그래도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더 우세합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연말 중으로 미국 CPI가 7.5%를 하회할 수 있고, 내년 2분기에는 4%까지 내려올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근원 CPI 전월비에 식품·에너지의 전월비를 더해 계산해보면 평균 수준인 7.5%를 밑돌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에 식품과 에너지 가격의 큰 변동성이 없다면 3월에는 5~6%, 6월이면 4%대까지 내려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물가가 안정될 수는 있지만 그 속도가 매우 느릴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전날 증시가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했지만 추세가 완전히 전환된 것이라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설명인데요.

그러면서 물가가 4%를 넘어 3%로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2024년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물가지표가 우리 증시 방향성의 분수령이 될 수 있겠습니다.

<기자>

네. 잠잠했던 증시 바닥론에 조금씩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10월 CPI로 인해 물가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했음을 확인한 연준이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는데요.

이에 따라 국채금리와 달러 강세가 진정되고 오늘같이 원·달러 환율의 큰 조정이 나온다면 외국인 수급이 더 확대되면서 증시 상승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종별로는 그동안 인플레이션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았던 반도체와 성장주 그리고 소매업종을 중심으로 강한 반등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반도체와 소매업종은 높은 물가로 인해 비용이 치솟으면서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은 바 있고요.

성장주는 물가를 잡기 위한 연준의 고강도 긴축의 희생양이었기 때문입니다.

보통 성장주는 미래 현금 흐름을 주가에 반영하기 때문에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성장주에 큰 악재입니다.

따라서 연준의 긴축 속도를 늦춘다면 낙폭이 컸던 반도체와 성장주가 증시 주도주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물가 하락에 소비심리가 살아나면 소비주 역시 주도주에 올라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이제 한 주가 끝이 났습니다. 다음 주는 뭘 주목해서 봐야 될까요?

<기자>

다음주에도 증시 변동성을 높일 중요한 일정이 대거 예정돼 있습니다.

월요일에는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습니다.

화요일날 개최되는 G20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첫 대면 회담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하는데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공식 석상 참석으로, 휴전과 관련해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같은 날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중대 발표가 예정돼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표에서 대선 관련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목요일에는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한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 밖에 화요일 발표되는 미국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를 시작으로 주요 경제지표가 대거 발표되는 점도 체크하면 좋겠습니다.

<앵커>

증권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박찬휘 기자 pch8477@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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