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돌아가셔도 빨간 넥타이 매나" 野, 이주호 부총리 질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1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참석해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와 관련해 “국회의 예산심사권을 무시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야당 의원들은 이태원 참사 발생 이후인데 이 부총리가 빨간 넥타이를 착용한 점을 문제삼기도 했다.
“빨간 넥타이” 지적에 “거기까지 생각 못 미쳐”
이날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이태원 참사 후속 조치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이태원 참사로 인한 성인 사망자 중 직업을 공개한 경우는 군인뿐인데 교육부만 교사 사망자 숫자를 공개했다”며 “왜 교사만 다르게 취급했느냐”고 지적했다. 이 부총리는 “교사분들의 숫자를 공개한 건 교육부에서 잘못했다”며 “2차 가해로 이어질 우려가 많이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교육부는 중·고교 희생자 숫자와 교사 희생자 3명의 소속 교육청을 밝힌 바 있다.
이 부총리는 이어“이태원 참사 관련해 정보의 공개 여부는 2가지 다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편으로는 공개해서 위로해드리고 국가의 역할을 다 해야 한다는 부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유족이 원치 않고 2차 가해 우려도 있기 때문에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처음으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부총리가 빨간 넥타이를 착용한 점을 질타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장관님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그 다음날 빨간색 매고 다니지는 않을 것 아니냐”며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이 부총리는 하늘색 셔츠에 빨간색 넥타이를 맸다.
이 부총리는 “거기까지 생각에 미치지 못했다”며 사과하면서 “타이를 안 매는 것도 예의가 아니어서 그대로 진행하는 것을 양해해 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어 강득구 민주당 의원도 “공적인 장소에서 의상은 메시지인데 첫날에 빨간 넥타이를 하고 온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고등교육 특별회계 합의점 못 찾아
이날 여야는 예산안을 두고 격돌했다. 교육부는 초·중등 교육비로 사용되는 교육교부금 중 일부를 떼어내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어든 만큼 초·중등 교육 예산을 줄이고 대학 투자를 늘리자는 취지다. 민주당은 초·중등 교육 예산을 대학에 떼주는 방식이 아닌 전체 교육 예산을 늘리는 방식이 돼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교육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예산을 심의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은 정부가 세출 계획안을 제출하지 않았고 교육위 위원들과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심사를 거부했다.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교육부는 야당 보좌진들에게는 예산안 편성이 늦어진 것이 인사청문회 등 국회 일정 때문이라는 변명을 늘어놓았다”며 “3조원 넘는 예산안에 국회 예산심사권을 무시하고 기획재정부와 협상만 하려는 오만방자한 태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특별회계 신설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추진하던 것으로 합리적 보편성이 있는 방안이다”며 “이것을 추진하려면 고등평생 지원 특별회계법이 통과돼야 하므로 어차피 공청회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야당 간사와 협의해 28일 공청회 일정을 잡았고 여기에서 충분히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여야는 이날 특별회계 신설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로 회의를 끝냈다. 여야는 차후 협의를 통해 예산안 심사 일정을 다시 정할 방침이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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