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열풍, 5800석도 조기 매진... 7000석도 부족하다
[박진철 기자]
▲ 김연경 선수, 2022-2023시즌 V리그 경기 모습 |
ⓒ 박진철 기자 |
김연경 경기를 보려는 대중들의 열기가 상상 이상으로 폭발하고 있다. 올 시즌 프로배구에서 가장 좌석수가 많은 경기장도 팬들의 '직관 열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배구 황제' 김연경(34·192cm)은 올 시즌인 2022-2022시즌 V리그 흥국생명 팀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시즌 초반부터 '김연경 신드롬'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정도로 연일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닌다. 관중 동원이 매우 어려운 평일에도 만원 관중 기록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0일 목요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흥국생명 경기는 온라인 티켓 예매창이 오픈된 지, 불과 '1분 만에' 3000여 석이 모두 매진됐다. 실제로 이날 입장한 관중 수도 만원 관중(3200석)을 초과한 3325명이었다.
GS칼텍스 구단 관계자는 이날 언론에 "3200석이 예매 오픈과 거의 동시에 매진됐다"고 밝혔다.
김연경 선수도 이날 경기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저도 부모님과 가족들이 경기를 보시게 하려고 직접 온라인 예매로 티켓팅을 했다. 그런데 거의 1분 만에 매진이 됐다"며 "저는 다행히 예매에 성공했지만, 관중 분들이 정말 어렵게 표를 구해서 오신 걸 알기 때문에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더욱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연경이 부모님을 위해 직접 '광클(빛의 속도로 빠르게 클릭) 티켓팅'에 참전했다는 고백을 하자, 팬들은 더욱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 13일 흥국생명-한국도로공사 경기 '티켓 예매 상황' (2022.11.11) |
ⓒ 인터파크 캡처 |
그런 가운데, 오는 13일 흥국생명 홈구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릴 흥국생명-한국도로공사 경기에서 관중 대기록이 확실시되고 있다.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은 올 시즌 V리그 남녀 14개 구단을 통틀어 총 판매 좌석수가 가장 많은 5800석이다. 그런데 13일 경기 티켓 예매와 관련해, 11일 오전 0시 8분경 전 석이 매진됐다. 현재는 일반인은 구매할 수 없는 '훨체어 장애인'석 18석만 남아 있다.
경기일을 3일이나 남겨둔 상황에서 6000석에 가까운 초대형 실내체육관이 조기에 매진돼버린 것이다. 이 정도의 열기라면, 좌석수가 7000석이라 해도 거뜬히 매진이 가능한 상황이다.
실제로 삼산월드체육관은 원래 좌석수가 7500여 석에 달했다. 그러나 흥국생명이 홈구장으로 사용한 이후 시야가 가리는 사석 등을 제외시키면서 전체 좌석수가 줄어든 상태다.
온라인 예매가 매진됐기 때문에 13일 경기 당일에는 경기장 매표소에서 취소표, 비상시 예비 티켓 등 소량만 현장 판매를 실시한다.
4년 만에 5000명 돌파 확실... 최다 관중 기록도 주목
13일 흥국생명-한국도로공사 경기가 5800석 만원 관중을 기록할 경우, 4년 만에 대기록이 탄생한다. V리그에서 남녀 배구를 통틀어 관중 5000명을 돌파한 경우는 3년 10개월 전의 일이다. 지난 2019년 1월 1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남자배구 현대캐피탈-대한항공 경기가 마지막이었다. 이날 관중 수는 5043명을 기록했다.
여자배구 관중 기록만 놓고 보면, 지난 2018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때 화성 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여자배구 IBK기업은행-한국도로공사 경기가 마지막 5000명대 기록이다. 이날 관중 수는 5108명이었다.
'최다 관중' 기록으로 보면, 지난 2018년 3월 25일 일요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챔피언결정전 2차전 한국도로공사-IBK기업은행 경기의 관중 수가 6152명으로 가장 최근 최다 관중 기록이다. 그 사이에는 2018년 10월 22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한국도로공사-IBK기업은행 경기가 5617명으로 최다 관중 기록이다.
때문에 13일 만원 관중을 기록할 경우, 무려 4년 7개월 만에 새로운 최다 관중 기록이 탄생된다. 지금의 김연경 신드롬을 감안하면, 홈구장 좌석수만 더 늘린다면 주말 경기의 경우 관중 7000명도 무난히 매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관중 열기는 그 때보다 훨씬 뜨겁다고 할 수 있다.
꼴찌 팀 우승 후보 만들기... '전매특허 드라마' 또 개시
지난 시즌 최하권 팀인 흥국생명이 김연경의 가세로 곧바로 우승 후보로 급상승한 것도 팬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10일 올 시즌 3강 후보로 거론되는 GS갈텍스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그러면서 11일 현재 4승 1패(승점 12점)을 기록하며, 1위 현대건설(5승·승점 15점)을 바짝 뒤쫓고 있다.
결국 흥국생명은 김연경 합류로 팀 성적과 흥행 등 모든 면에서 엄청난 호사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흥국생명의 전력 측면만 놓고 보면, 지난 시즌 최하위권에서 올 시즌 김연경만 추가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여자부 7개 팀 중 6위를 기록했다. 7위는 V리그 무대에 처음 데뷔한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이었다. 때문에 흥국생명이 기존 팀 중에선 최하위였다. 그런데 지난 4월 FA 시장에서도 전력 보강을 전혀 하지 못했고, 국내 선수 구성과 외국인 선수 기량도 지난 시즌과 거의 동일하다. 설상가상으로 주전 멤버였던 미들 블로커 김채연, 세터 박혜진은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능하다. 결국 김연경 합류가 어느 정도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느냐가 사실상 유일한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그럼에도 김연경의 전매특허인 '꼴찌 팀도 단숨에 우승 후보로 만들기' 마법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휘되고 있다. 실제로 김연경은 지난 2005-2006시즌 V리그 신인 선수 때 흥국생명, 이후 일본 리그, 중국 리그 등에서도 직전 시즌 최하위권 팀을 정규리그 또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전례가 많았다.
비록 선수 한 명이 가세한 것에 불과하지만, 그가 공격, 수비, 서브,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춘 완성형 공격수이기 때문이다. '1인 4몫'을 하는 선수의 위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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