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지한 어머니, 눈물로 쓴 편지 “내 보물 1호, 너무 분하고 원통해”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이지한의 어머니가 아들을 향한 그리움이 담긴 편지를 공개했다.
11일 고 이지한의 어머니는 이지한의 SNS에 장문의 손편지와 함께 고인의 어린시절 사진을 게재했다. 편지에는 “지한아 엄마야. 혹시 지한이가 이 글을 어디에선가 읽을 수 있을지도 몰라서 이렇게 편지를 남겨. 다시는 이런 일이 그 어떤 누구에게도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구나”고 절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지한의 어머니는 “이번 ‘꼭두의 계절’ 촬영을 앞두고는 너무 많은 고생과 노력을 했지. 드디어 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가 되어 방영을 앞두고 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니. 너무 어이없고 황당해서 지금도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 보물 1호. 너를 내가 어떻게 나보다 먼저 보낼 수가 있을까”라며 “발인 때 너를 사랑하는 수백명의 지인들과 친구들과 형들을 보니 우리 지한이가 이렇게 잘살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에 더 억장이 무너지고, 삶의 의미를 더 이상 찾기가 싫어지더라. 아침에 해가 뜨는 게 무섭고, 배가 너무 고파 내 입으로 혹시 밥이라도 들어가면 어찌할 거라는 생각에 내 입을 꿰매버리고 싶은 심정이야”라고 비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이지한의 어머니는 “경찰차와 오토바이가 너의 관을 실은 리무진을 에스코트할 때 이걸 고마워해야 하나. 아니면 이런 에스코트를 이태원 그 골목에 해쥤으면 죽을 때 에스코트는 안 받았을 텐데 라는 억울함이 들었어. 너무 분하고 원통하구나”라면서 “아들아 편하게 고통 없이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으렴. 엄마도 따라갈 테니까”라고 글을 맺었다.
고 이지한은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벌어진 대규모 압사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24세였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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