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 첫 올림픽 가져다 준 '캡틴', 국가대표 은퇴전 나선다

박장식 2022. 11. 1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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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아 럭비 세븐스 시리즈'... '캡틴' 박완용 국대 은퇴전 된다

[박장식 기자]

 11일 서울 오류동 베르누이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럭비 세븐스 시리즈 인천 대회의 기자회견.
ⓒ 박장식
 
한국 럭비에 사상 첫 올림픽 진출을 가져다줬던 '캡틴' 박완용(한국전력공사)이 국가대표를 은퇴한다. 박완용 선수는 올림픽 진출을 확정짓는 트라이를 찍어 냈던 인천에서 국가대표 은퇴전을 갖는다.

'아시아 럭비 세븐스 시리즈'의 2차 대회인 인천 대회가 12일부터 13일까지 인천광역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다. 올림픽 종목이기도 한 7인제 럭비 경기가 펼쳐지는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 남자 럭비 대표팀을 비롯해 일본·홍콩·UAE 등 아시아 국가 10개국이 인천에서 이틀 간의 열전을 펼친다.

대표팀의 세대교체를 실험한다는 점에서도 한국 럭비에 의미가 큰 대회이지만, 특히 이번 대회는 한국 럭비의 역사적 순간을 함께 한 '캡틴' 박완용 선수의 국가대표 고별전이기에 의미가 크다. 1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완용 선수는 "우승으로 국가대표 커리어를 마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홍콩·일본 더불어 UAE·중국 주의해야"

기자회견에 나선 대표팀 찰리 로우 감독은 "이번 대회를 한국에서 유치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굉장히 좋은 팀들이 와있고, 그 수준들도 높다"며 한국에서 맞이하는 대회의 소감을 밝혔다. 특히 찰리 로우 감독은 "한국 역시 신경을 많이 써서, 국가 간의 격차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했다.

찰리 감독은 "홍콩, 일본의 기량이 높아졌다. 아울러 UAE와 중국은 경쟁력이 있는 팀으로서 수준을 많이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경계하면서도, "한국 역시 가진 능력을 잘 발휘하는 데 신경을 쓸 것이고, 그 부분에 집중하면 결과가 따르리라고 생각한다"고 주의할 팀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홍콩·일본 코칭스태프 역시 주의할 팀으로 서로, 그리고 한국을 꼽았다. 특히 지난 봄 럭비 월드컵 예선 참가 차 한국을 찾았던 홍콩의 폴 존 감독은 "지난 번과 달리 코로나19로 인한 제약이 없어 제대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우리가 좋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이번 미디어데이에서는 한국에서 대회가 진행된다는 의미를 살려 특별히 청자로 제작된 트로피가 공개되기도 했다.

"마지막 대회에서 후배들과 우승 트로피 들고 싶습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는 박완용 선수에게도 관심이 쏠렸다. 이미 소속팀에서는 지난 8월부터 플레잉 코치로 경기에 나서고 있었던 박완용 선수에게는 이번 아시아 럭비 세븐스 시리즈가 대한민국을 대표해 그라운드로 나서는 마지막 국제대회가 되었다.

박완용 선수는 "이번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선수들도 많이 열심히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 전국체전 때 부상을 입은 선수들이 많아서 걱정"이라며, "최고의 멤버는 아니지만 새로운 멤버들이 추가된 데다, 열흘 동안 준비도 철저히 했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완용 선수(오른쪽)와 찰리 로우 럭비 국가대표팀 감독(왼쪽).
ⓒ 박장식
 
2004년 첫 선발을 시작으로 18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았던 박완용 선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도 물었다. 박완용 선수는 "언제나 똑같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임해왔다"면서도, "꼽는다면 도쿄 올림픽 예선에서 우승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며 "그 때를 언제나 생각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이려 하게 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박완용 선수는 "나이가 있고 하니까 어린 친구들은 부상을 입해도 3~4게월이면 나을 것을, 나는 6개월까지 걸릴 때도 있다"라면서 "그래서 나도 더 노력을 하고 부상 피하려고 보강훈련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U-18 코치 합류 깜짝 발표도... 남동럭비경기장에서 은퇴전

공식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모인 자리에서 찰리 로우 감독은 깜짝 발표를 하기도 했다. 박완용 선수가 이번 대회 직후인 12월 네팔에서 열리는 U-18 아시아 7인제 럭비 대회에 코칭스태프로 자리를 바꾸어 나선다는 이야기였다. 

찰리 로우 감독은 "박완용 선수는 완벽한 선수이고, 여전히 그를 신뢰하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의미에서 그가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을 위해 풀어야 한다"라고 밝히면서도 "박완용 선수의 아내도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고 말하더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박완용 선수도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했고, 올해는 월드컵까지 나갔다. 그 역할에 내가 나섰던 만큼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11월 18일부터 U-18 선수들을 위해 본격적인 지도에 나선다고 밝혔다.

박완용 선수는 "찰리 감독님을 만났다는 점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덕분에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라며, "한국의 문화를 이해해주시고, 유쾌한 분이기에 선수들 역시 좋아하는 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태극마크를 더 달 수 없다는 것을 아직 실감하지 못하는 박완용 선수, 그는 "아직 국가대표 은퇴가 실감나지는 않는다. 경기를 뛰어 봐야 알 것 같다"면서도, "럭비는 인생의 동반자였다. 지금까지 가장 친한 친구였고, 앞으로도 함께 할 것"이라며 럭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완용 선수의 국가대표 은퇴전은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다. 한국은 홈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세대교체의 주축이 될 선수들과 '베테랑' 박완용 선수가 우승 청자를 들어올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틀간 열리는 경기에는 일반인들의 경기 관람도 가능하다. 입장료는 1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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