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에 또 발목 잡힌 대우조선해양, 3분기 어닝쇼크
국내 조선 ‘빅3’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이 3분기 ‘실적 쇼크’에 빠졌다.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훈풍 속에 국내 조선업계가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조선업계 인력난과 파업, 추석 연휴 및 태풍 등으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627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1일 공시했다. 당기순손실은 64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9815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7%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33배나 늘었다.
지난해 1분기부터 7개 분기 연속 적자행진이다. 국내 증권사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LNG선 가격이 고공 상승하는 시점에서 발주 호황에 힘입어 대우조선해양이 적자 폭을 대폭 줄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적자 폭이 더 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저조한 3분기 실적과 관련해 파업과 추석 연휴·태풍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가 매출 감소로 이어지면서 손실 규모가 불어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공정 지연과 주문고객의 문제 제기에 대한 합의금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손실이 크게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플랜트 사업은 조 단위가 넘는 사업 특성상 손실의 규모가 큰 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과거에도 해양플랜트에서 대규모 손실을 낸 적이 있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주문고객과의 합의에 따른 약 55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면서도 “관련 손실 중 일부 프로젝트의 경우 인도일 연장과 비용 정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환입으로 추후에 흑자로 잡힐 수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수주 호황에도 공정이 지연된 것 역시 저조한 실적의 배경이 됐다. 특히 지난 7월 있었던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의 불법 파업에 따른 공정 지연이 큰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몰려드는 일감에 비해 현장에서의 조선소 인력난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공정이 좀처럼 제때 진행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 채용 확대 등을 해결방안으로 꺼내들었지만 생산직 부족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고질적인 인력난과 파업 문제를 해결 못 하면 모처럼 찾아온 호황 국면을 그대로 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선 시황이 뚜렷한 반등 추세에 있는 만큼 4분기 실적은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7월 이미 올해 수주목표를 넘겼다. 특히 LNG 운반선만 무려 38척을 수주하며 창사 이래 가장 많은 LNG운반선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고선가에 수주한 LNG 운반선 건조가 곧 시작되는 만큼 수익성 개선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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