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은행 모바일 뱅킹이‘빛 좋은 개살구’인 이유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비효율성’ 넘어야
은행 서비스 중심이 영업점에서 모바일로 옮겨 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디지털 결제 시장 성장과 관련이 깊다. 지난 수년간 팬데믹으로 구글페이, 삼성페이, 애플페이와 같은 비접촉식 디지털 결제가 보편화됐다.
국내 은행들은 월간 모바일 뱅킹 사용자 수 세계 상위권이다. 그러나 글로벌 선도 은행 대비 사용자 중 상당수가 여전히 영업점과 콜센터를 활용한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 채널 의존도가 2~3배 높다. 또한 글로벌 은행은 일차적인 서비스 접근 채널로 뱅킹 앱을 설정해 고객 평균 매일 1회 앱을 사용한다. 반면 국내 은행 고객들은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의존도가 커 뱅킹 앱을 평균적으로 이틀에 한 번 정도로 사용한다.
국내의 많은 고객이 복잡한 은행 상품도 디지털 채널로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 디지털 채널을 통한 금융 상품 거래량은 이에 못 미친다고 밝힌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의 60% 이상이 디지털 채널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투자 상품에 가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어도 실제 이용률은 20~30%에 불과했다. 이는 소비자가 디지털 채널을 통해 금융 상품에 접근하고 구매에 이르기까지의 경로가 복잡해 비효율성을 유발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국내 은행은 우선, 중소기업 고객을 상대로 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서, 신규 고객 확보·유지를 위한 ‘온보딩’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 경험이 일상화하도록 오프라인 채널에서 제공하는 단순 서비스를 디지털로 이전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은행은 디지털 채널에서의 판매 발생률이 40% 이상인데 국내 은행은 10% 미만이다. 이는 신규 상품을 고안, 판매하는 과정이 효율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글로벌 선도 은행이 고객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드는 비결은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앱 하나로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슈퍼앱’을 개발하고 있다. 은행들은 금융기관은 물론 비금융기관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슈퍼앱 내에 전자상거래, 영화, 여행, 교육, 헬스와 같은 라이프스타일 생태계를 조성했다. 둘째, 데이터 기반 고객 맞춤형 커뮤니케이션은 서비스 시기, 내용과 설계를 최적화해 고객별로 전 채널이 원활하게 연동하도록 한다. 일대일 맞춤 자산관리를 해주는 개인종합자산관리(PFM) 서비스로 고객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장기적 행동 변화를 유도하기도 한다. 셋째, 인공지능(AI) 기반 고객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특히 일상적인 거래는 웹챗, 챗봇 등 가상의 지원도구를 통해 지원한다. 넷째, 고객 응대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해 대면 서비스의 품질과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예를 들어 모바일 뱅킹 앱을 통해 영업점 방문을 미리 예약하거나 순번을 미리 발급받을 수 있다. 다섯째, 높아지는 환경 의식에 발맞춰 지속 가능성에 집중한다. 은행들은 탄소 발자국을 측정하고 상쇄하는 솔루션, 주택담보대출 등에 친환경 금융 상품 도입, 통합형 녹색 금융 서비스와 같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83호 (2022.11.09~2022.11.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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