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한승혁-변우혁, 새 팀서 비상 꿈꾼다

양형석 2022. 11. 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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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0일 KIA와 한화의 2대 1 트레이드 통해 스토브리그 본격 개막

[양형석 기자]

한국시리즈가 끝난 지 이틀 만에 스토브리그 개막을 알리는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KIA타이거즈 구단과 한화 이글스 구단은 10일 각자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KIA의 투수 한승혁과 장지수가 한화로 이적하고 한화의 내야수 변우혁이 KIA 유니폼을 입는 2대 1 트레이드가 성사됐다고 발표했다. 한화는 1군 경력이 비교적 풍부한 강속구 투수와 군복무를 마친 2000년생 유망주 투수를 얻어 마운드를 보강했고 KIA 역시 군복무를 마친 1차지명 출신의 군필 우타 거포유망주를 얻었다.

한화의 손혁 단장은 "한승혁 선수는 빠른 구속을 가진 불펜자원으로 지난 시즌 16경기에 선발 출장 경험까지 갖추고 있어 어린 선수들이 많은 우리 팀 마운드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라고 밝혔다. KIA관계자 역시 "변우혁은 1, 3루가 모두 가능한 코너 내야수로서 군복무까지 마친 선수라 활용폭이 클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양 팀 모두 한승혁과 변우혁이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이었음을 고백(?)한 셈이다.

대전서 도약 노리는 강속구 투수
 
 한승혁
ⓒ KIA타이거즈
 
덕수고 출신의 한승혁은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KIA에 지명됐지만 아무도 한승혁이 그해 8번째 선수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당시 한승혁은 드래프트에 참가한 신인들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졌고 '악마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을 정도로 돋보이는 유망주였다. 각 구단이 한승혁의 미국진출을 우려해 지명을 망설이다가 KIA에게 기회가 간 것이다.

하지만 프로입단 후 한승혁의 성장속도는 KIA구단과 야구팬들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한승혁은 루키 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2014년에야 겨우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렸을 정도로 좀처럼 1군 마운드에 적응하지 못했다. 시속 155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며 엄청난 기대를 모았지만 고질적인 제구불안은 번번이 한승혁의 성장을 가로 막았다.

2017년까지 주로 불펜투수로 활약하던 한승혁은 2018년 선발로 변신해 7승을 따내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한창 올라가야 하는 시기에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하면서 2020시즌까지 자리를 비웠다. 작년 시즌 8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만 기록했던 한승혁은 올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4경기에 등판했지만 4승 3패 평균자책점 5.27로 인상적인 성적을 남기지 못하고 결국 한화로 이적하게 됐다.

KIA시절 두 자리 승수는커녕 100이닝을 넘긴 시즌도 없었지만 한승혁은 여전히 리그에서 손 꼽힐 정도로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통산 228경기 중 선발로 46경기, 불펜으로 182경기에 등판했을 정도로 경험도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황하다가 한화 이적 후 새로운 기회를 잡은 장시환처럼 한승혁에게도 대전은 얼마든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프로 입단 당시 배구 국가대표 출신 한장석 전 감독의 아들로 유명했던 한승혁도 어느덧 프로에서 12년을 보낸 중고참 선수가 됐다. 내년 1월이면 만으로도 30대가 되는 만큼 한승혁도 젊은 투수가 많은 한화에서 선수생활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필요가 있다. 한때 리그 전체가 주목하던 강속구 유망주 한승혁이 프로 13년 차가 될 내년 시즌 독수리 군단에서 새로운 도약을 노리고 있다.

KIA가 원한 2000년생 군필 우타 거포유망주

2017년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2018년 강백호(kt)라는 걸출한 타자들이 KBO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신인 타자들에 대한 각 구단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10개 구단 중 8개 구단이 1차지명으로 투수를 선택했다. 이처럼 투수쏠림현상이 여전했던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NC 다이노스와 함께 야수를 1차지명으로 선택한 구단이 바로 천안북일고 4번타자 변우혁을 지명한 한화였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8개의 홈런을 터트렸을 정도로 뛰어난 펀치력을 과시한 변우혁은 2차 1라운드로 선발된 노시환과 함께 김태균(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범호(KIA 타격코치) 콤비처럼 성장해 주리라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노시환이 현재 한화를 대표하는 중심타자로 자리를 잡은 데 비해 변우혁은 김태균의 후계자가 돼 달라는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내년 시즌부터 KIA 유니폼을 입게 됐다.

변우혁은 루키 시즌 29경기에 출전해 타율 .226 1홈런 2타점을 기록한 후 2021년 6월 군에 입대해 상무에서 병역의무를 마쳤다. 올해 다시 팀에 합류한 변우혁은 21경기에 출전해 타율 .262 3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우타거포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 한화에는 '늦깎이 신인' 김인환이 주전 1루수로 자리 잡으면서 1루수로서 변우혁의 활용가치는 떨어졌고 결국 마운드보강을 위한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됐다.

KIA에는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또, 최형우 같은 강타자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통산 221홈런의 나지완마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하면서 현재 KIA 타선에는 황대인 정도를 제외하면 중심타선이 대부분 좌타 일색이다. 여기에 내년이면 불혹의 나이가 되는 최형우를 이을 선수도 하루 빨리 육성해야 한다. 올해 21경기에서 3홈런을 기록했을 정도로 파워 잠재력 만큼은 확실한 변우혁은 KIA에서도 충분히 키워 볼 가치가 있는 선수다.

사실 한승혁은 올 시즌 16번이나 선발등판했던 확실한 1군투수라고 할 수 있고 장지수도 크지 않은 체구에도 시속 140km 중·후반의 공을 뿌릴 수 있는 군필 유망주다. 하지만 KIA는 이 선수들을 내주는 한이 있어도 변우혁이라는 젊은 우타거포가 필요했고 결국 2대 1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과연 변우혁은 KIA 구단과 팬들의 바람대로 광주의 새로운 우타거포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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