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우크라 아닌 '美 사용' 전제로 탄약 수출 협의 중" (상보)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입장 밝혀
"우크라 살상무기 미지원 방침 불변"

탄흔 남은 벽에 그림 그리는 화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국방부는 한국 포탄이 미국을 거쳐 우크라이나에 전달될 것이라는 미 언론의 보도에 대해 '살상무기 미지원' 방침은 그대로라는 입장으로 선을 그었다.

국방부는 미국 내 부족해진 155㎜ 탄약 재고량을 보충하기 위해 미국과 우리 업체 간에 탄약 수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탄약 수출 협의는) 미국을 '최종사용자'로 한다는 전제하에 진행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을 만나 한국의 155㎜ 포탄 10만발을 미국에 판매하기로 합의했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포탄들이 전달되는 것에 양측이 합의했다고도 전했다.

이 장관은 지난 3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오스틴 장관과 안보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155㎜ 포탄은 곡사포 등 지상 야포에 주로 사용하며 한국산 K-9 자주포도 이 구경 포탄을 사용한다. 미국은 지금까지 155㎜ 곡사포 142문과 함께 155㎜ 포탄 92만4000발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거나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화생방 장비인 방독면과 정화통, 방탄 헬멧, 천막, 모포, 전투식량, 의약품, 방탄조끼 등의 물품을 지원했다. 이들 물품 지원은 모두 '살상무기 미지원'이라는 방침 아래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한 것을 알고 있다"며 한국이 무기를 지원할 경우 한·러 관계가 '파탄' 날 것이라 경고한 바 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