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한국인 우울증 유전자 찾는다…'코모젠D' 진행

[아시아경제 김영원 기자] 서울대병원이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로부터 2021~2026년 5년간 약 7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초대형 한국인 우울증 유전자 연구 '코모젠D(KOMOGEN-D)'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안용민 교수와 의생명연구원 이상진 연구교수팀은 총괄 연구기관으로 서울권 15기관, 경기권 9기관, 충청·강원권 6기관, 전라·경상권 7기관 등 전국의 37개 종합병원과 이들의 협력병원 및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등과 함께 코모젠D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코모젠D 프로젝트는 한국의 재발성 주요우울장애 여성 1만명의 유전자와 면담 데이터를 모집해 우울증의 원인 유전자를 찾고, 이를 통해 향후 우울증의 경과 예측과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돕는 것이 목표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다.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은 주요우울장애(MDD)를 비롯한 정신적인 문제다. 주요우울장애는 우울감이나 의욕 저하를 비롯해 다양한 인지 및 정신·신체적 장애를 일으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거나 자살에까지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주요우울장애의 평생유병률은 7.7%이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 조사에서 우울위험군은 16.9%로 2019년(3.2%)에 비해 5배가 넘는 수치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주요우울장애의 사회적 영향을 고려하면 원인 규명에 대한 노력이 절실하지만, 지금까지 유럽인이 아닌 아시아인 한국인을 대상으로 우울증의 원인 유전자를 밝히는 연구가 거의 없었다.

안 교수팀은 5년간 한국의 재발성 주요우울장애 여성 1만명의 유전자와 면담 데이터 모집을 목표로 현재까지 약 1000명의 환자를 모집했다. 우울증의 원인 유전자를 찾기 위해 한국 전역의 네트워킹을 형성해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연구팀은 재발하는 반복성 우울증의 경우 일회성 우울증보다 유전적인 측면이 높다고 알려진 만큼 우울증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인 간 상호작용 분석이 중요해 대규모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이번 초대형 연구를 통해 우울증의 유전적 원인을 파악하고 질병의 예측이 가능해지면 우울증 치료의 핵심적인 전환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유전체 연구의 기틀을 다지고 국내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 다국적 연계 연구를 시행해 타깃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적인 기분장애 유전체 연구의 대가인 케네스 켄들러 VCU 교수, 조나단 플린트 UCLA 교수가 미국의 책임교수를 맡아 NIMH를 포함한 외국의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와 본 연구를 연계해 연구의 확장성을 모색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