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러 군복·속옷 만드나?…美 "러, 北에 군사적 도움 요청"

배재성 2022. 11. 1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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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모란피복공장. 노동신문, 뉴시스

북한이 러시아 군인들의 군복제작을 주문 받아 생산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미국 정부가 구체적인 확인을 거부했다. 다만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적 도움을 요청했다는 것에 대해선 재차 확인했다.

미 국무부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의 러시아 군인용 군복 및 방한화 수출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 “북한의 군복 수출 가능성에 대해 특정해 말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적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해 왔다”고 답했다.

국무부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한의 러 군복 제작·수출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어 “그들은 상당한 양의 무기 제공에 대해 논의했고, 북한은 수백만 개의 무기(탄약)를 제3국행 물품으로 은닉해서 러시아에 제공하려고 한다”며 “이는 명백한 제재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8일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현지 소식통은 임가공 형식으로 제작된 군복이 지난 2일부터 운행을 재개한 북·러 화물열차를 통해 러시아에 수송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평양의 한 소식통은 “요즘 평양 모란봉구역에 있는 수출피복공장(은하피복공장) 등에서 러시아 군복을 임가공 형태로 생산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군복을 만들기 시작한 지 1개월이 지났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군복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러시아 군인들의 겨울 동복과 속옷 등”이라면서 “러시아로부터 원단을 공급받아 군복으로 제작하는 임가공 형식이며 러시아 측이 대량으로 주문을 해왔다는 얘기를 수출피복공장의 고위 간부에게 들었다”고 전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중요 무기체계'를 생산하는 군수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지난1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어 “현재 평양에서 러시아 군복을 임가공하고 있는 수출피복공장은 세 곳 정도로 알고 있다”면서 “이곳에서 생산된 러시아 군인들의 겨울용 동복은 지난 2일 재개된 조·러 간 두만강-하산 화물열차로 운송될 것이다”고 언급했다.

코로나 이전까지 평양에 있는 수출피복공장들은 중국과 동유럽 등에서 주문 받은 임가공 의류를 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였다. 외화수입은 당 자금으로 활용됐으나 코로나 사태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중단되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북·러 친선에 관한 선전이 강화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가하는 러시아 군인들의 군복 임가공이 들어와 평양의 일부 수출피복공장의 외화벌이가 시작됐다”고 해석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러시아가 공급하는 임가공 군복 원자재는 러시아 주재 (북한)무역대표부가 러시아항구를 통해 (북한)나선항으로 보내지고 있지만 2일 북·러 간 두만강-하산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되면서 러시아 군복 원자재와 임가공이 완료된 군복은 하산-두만강 화물열차편으로 운송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두만강-하산 사이를 오가는 북·러 화물열차 운행은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중단됐다가 2년 8개월 만인 지난 2일 재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5호는 북한의 섬유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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