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오 브이씨 대표 "K-골프의 힘을 보여주겠습니다"

노우래 2022. 11. 11.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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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베스트 78타 ‘고수’, 모자 볼마커 보고 보이스캐디 출시 ‘대박’
LG유플러스 협업 초정밀 위치정보 서비스 제공, 코스닥 상장 호평
슈퍼스트로크 인수 미국 진출 마케팅 "시뮬레이터 사업 승부수"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글로벌 골프용품 시장에서도 토종 브랜드의 파워를 보여주겠습니다."

김준오 브이씨 대표는 "세계 골프용품사 시장에서 토종브랜드의 파워를 보여주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표명했다. 사진제공=브이씨

미국 골프 무대에서 한국 선수들의 바람이 거세다. 여자 선수들에 이어 최근 남자 선수들도 정상급 실력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용품은 다르다. 국내 시장마저 미국·일본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인물이 있다. ‘보이스캐디’로 잘 알려진 브이씨(VC)의 김준오(사진) 대표다. 김 대표는 1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용품업계에선 토종 브랜드가 많지 않다"면서 "골프 실력뿐만 아니라 용품도 ‘메이드 인 코리아’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좋아하는 것이 직업’= 김 대표는 골프를 잘 친다. 라이프 베스트는 78타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LA에서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골프에 입문했다. "미국에서는 9홀을 돌고 난 후 출근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당시에는 100개 정도를 쳤지만 필드에 나가면 이상하게 좋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2011년 세계 최초로 ‘음성형’ GPS 골프거리측정기를 만든 사연이 재밌다. 미국에서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로 일하던 시절이다. 캐디 없이 골프를 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당시 PDA 타입의 골프용 GPS가 너무 커서 불편했다. 대당 300~400달러씩 하던 가격도 부담이었다.

국내에 들어와 골프장에서 사람들이 모자에 볼마커를 붙이는 모습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몸에 부착할 수 있는 골프용 GPS를 연구해 대박을 터뜨렸다. "처음에는 보이스캐디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았다"는 김 대표는 "1년에 5000대만 팔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2개월 만에 1만대를 돌파했다"며 "9개월 만에 10만대를 판매하는 초대박을 터뜨렸다"고 미소를 지었다.

브이씨는 세계 최초 그린 위 퍼트 라인, 에미잉, 홀 컵 주변의 라이까지 안내해주는 ‘APL+’ 서비스를 선보였다.

◆‘성공과 상장’= 브이씨는 골프 거리측정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업이다. 매출과 브랜드 인지도 1위다. 현재 8가지 제품군에서 30종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점유율은 55%다. 골프워치, 하이엔드 GPS레이저, 콤팩트 레이저 등을 출시해 외연을 더욱 키우고 있다. 김 대표는 "이 업계는 제품 론칭 주기가 빠른 곳"이라면서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새 결과물을 내놓았다"고 성공 비결을 설명했다.

브이씨는 전체 직원의 약 50%가 자체 연구소인 브이씨 랩(VC LAB)에서 근무할 정도로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신제품으로 새로운 골프 서비스 시대를 열고 있다. 브이씨는 올해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초정밀 위치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골프 경기 중 수시로 변하는 홀컵의 위치는 물론, 핀과 골퍼 간의 실제 거리를 cm 수준으로 정밀하게 전달한다.

연초에는 코스닥 상장도 이뤘다. "해외 진출과 신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상장을 했다"는 김 대표는 "3년 뒤엔 해외 시장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2025년까지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를 잡고 있다.

브이씨는 그립으로 유명한 슈퍼스트로크를 인수해 미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사진출처=PGA투어 홈페이지

◆"미국에서 성과 거둬야 진짜 성공"…해외 공략= 브이씨는 해외 시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25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수출액이 1000만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특히 미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대표는 "용품시장의 5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성과를 거둬야 진정한 성공"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미국 시장의 벽은 높다. 2012년 미국 지사를 설립했지만 현지 시장 점유율은 5%에 그치고 있다. 기술력 보다는 낮은 인지도와 부족한 유통망 탓이다. 그립으로 유명한 슈퍼스트로크를 최근 인수한 이유다. 미국 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이 즐겨 쓰는 슈퍼스트로크를 지렛대 삼아 보이스캐디의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김 대표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현지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브이씨는 최근 거리측정기 외에 시뮬레이터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시뮬레이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제는 개인용으로 쓸 수 있는 환경이 됐다"며 사업 확대 배경을 밝혔다. "앞으로도 연습과 분석을 하는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는 김 대표는 "미국에서도 토종브랜드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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