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uture] "위잉~ 디봇이 많네요" 골프장 관리 최전선 나선 AI
편집자주 - 진일보한 기술이 변화를 주도하는 시대다. 인공지능(AI)이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이끌고 있다. 인간과 로봇의 공존 역시 더는 상상이 아닌 현실이다. 거센 변화의 파도는 골프 산업도 마찬가지다. 다만 팬데믹 속 빠르게 성장한 골프는 전에 없던 과제들을 마주하고 있다. 한정된 공급 속 급격하게 치솟은 수요는 비용의 상승을 불러왔다. 이는 골프 대중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발전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출발한다. 우리는 더 나은 기술로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골프(Golf)를 미래(Future)로 이끌 기술들을 소개한다.
[아시아경제 최태원 기자] 골프장을 평가하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본질은 코스(잔디) 컨디션이다. 골프장들이 페어웨이와 그린은 물론 골프장 구석구석 막대한 돈을 쓰는 이유다. 골프장 마다 차이는 있지만 18홀 기준 연 관리비는 평균 20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골프장 코스 관리는 대부분 '사람'에 의존해 왔다. 그렇다 보니 코스관리팀의 인력·숙련도에 따라 품질이 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조만간 골프장에 ‘드론’이 날아다니고 ‘로봇’이 디봇을 처리하는 등 첨단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모습이 익숙해질 전망이다. UFO에스트로넛은 이같은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선 기업이다.
필드, '드론'이 찍고, '로봇'이 관리
UFO에스트로넛은 AI 기반의 드론 공간 데이터 분석 서비스 기업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필드아이(FIELD-EYE)' 시스템은 첨단 드론과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수십만 평에 달하는 골프장 관리릉 위한 최적의 솔류선을 찾는 것이다.
첫 단계는 코스 디지털화다. 최적 고도 등 12개의 특허를 보유한 드론이 골프장 상공을 날며 스캐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3차원(3d) 실사 ‘디지털맵’을 구축한다. 드론이 촬영한 실사 사진은 오차가 1㎝ 이내일 만큼 정교하다. 이후 AI가 골프장의 알고리즘을 분석해 골프장 내 문제점을 찾아낸다.
알고리즘은 디봇이 없는 페어웨이와 좋은 잔디 상태, 벙커의 적정 모래량 등 최적의 골프장 상태를 '기준'으로 삼고 분석한 데이터를 비교해 문제점을 찾아낸다. 이 과정에서 디봇이나 벙커, 잔디 상태는 물론 일조량, 예상 배수 방향 등의 파악도 이뤄진다.
분석 과정에는 전문가 패널이 참여해 장마·이상기온 등의 변수도 논의한다.
분석이 완료되면 ‘로보틱스 연동 처방’이 이뤄진다. 문제가 생긴 지점에 UFO에스트로넛이 개발한 ‘디봇 처리 로봇’이 투입된다. 로봇은 잔디를 깎고, 디봇을 수선하고, 눈과 낙엽 등을 치우는 업무를 자동으로 수행한다. 회사측은 디봇 처리 로봇은 내년 하반기 개발 완료 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대응할 대안
회사측은 "필드아이 시스템은 골프장 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모래 교체와 물 사용 최소화 등으로 환경친화적인 골프장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실제 국내 4개 골프장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테스트 결과 5억3700만원이었던 기존 예상 관리비를 1억473만6200원(19.5%)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가장 비용 절감 효과가 가장 큰 항목은 '잔디 교체'였다. 예상 관리 비용 대비 33.3% 줄었다. 모래 교체 비용과 스프링클러 사용량도 각각 19%, 14% 감소했다.
회사측은 올해 실시중인 추가 테스트에서는 현재까지 비용절감 수준이 30%까지 올라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사후 대처' 넘어 '사전 예방' 목표
회사측은 최초 데이터 학습을 위해 블루원 골프장(경주, 상주, 용인)을 시작으로 금호리조트의 아시아나CC, 스포츠 경기장에서 상용화 서비스에 나섰다. 현재 충남 천안 우정힐스CC, 경기 광주 남촌GC 등 20여개 골프장을 대상으로 분석 컨설팅도 진행중이다.
앞으로는 국내 골프장 홀 데이터를 추가하는 것은 물론 미국, 일본 등 해외 주요 골프장 홀 데이터들도 수집해 알고리즘에 반영할 방침이다.
UFO에스트로넛측은 필드아이의 시스템의 궁극적 목표는 사후 대처를 넘어 사전 예방이라고 밝혔다. 꾸준한 데이터의 축적을 통해 잔디의 상태, 잔디의 종류, 디봇 등까지 상황별 대응 알고리즘을 추출해 기상 예보 등 데이터를 입력하면, 어느 부분이 어떻게 취약할지 미리 예측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심철규 대표, '스마트팜'서 노하우를 골프장에 접목한 사업가
이 회사 심철규(45·사진) 대표는 17년간 군 복무가 인생의 전환점이 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군 복무 당시 비무장지대(DMZ)에서 표적 관리 임무를 맡으면서 다루게 된 드론과 빅데이터 처리 업무가 그의 삶을 바꾼 계기가 됐다.
심 대표는 “사람이 직접 가지 못하는 DMZ 순찰은 망원 렌즈 등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그때 드론을 처음 접하며 3차원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빅데이터로 분석하면 다른 시각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군 복무중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빅데이터 교육을 받은 그는 전역후 UFO에스트로넛을 창업했다.
특히 창업 직후 맡은 호주 밀두라 개발청의 ‘스마트팜 구축 프로젝트’는 사업에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스마트팜 구축 과정을 통해 태양광과 드론, 농약 사용법 등에 대한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습득한 것이다. 그는 "프로젝트 경험을 한국에서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다 골프장 관리가 눈에 띄어 뛰어들게 됐다"며 필드아이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2018년 6000만원 매출로 시작한 이 회사는 지난해 필드아이 시스템을 통해 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내년에는 지상 로봇 상용화를 통해 사업 규모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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