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피자는 납작할까’ 의문부터 시작했죠”

최예슬 2022. 11. 11.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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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피자는 납작할까.

세계인들은 왜 음식을 무언가에 싸서 먹거나 겹겹이 쌓아 올려 만들었을까.

지난달 20일부터 방영된 티빙 오리지널 요리 다큐멘터리 '푸드 크로니클'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만두 쌈 타코 피자 팬케이크 샌드위치 스시 케이크 등 8가지 음식의 이야기를 다룬다.

곡물 반죽에 고기와 채소를 싼 '랩(Wrap)', 둥글고 납작한 원형의 음식 '플랫(Flat)', 여러 가지 맛을 켜켜이 올려 하나의 형태로 쌓은 '레이어(Layer)'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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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크로니클’ 이욱정 PD
만두 등 8가지 음식 이야기
11개국 다니면서 열정 쏟아
티빙 오리지널 음식 다큐멘터리 ‘푸드 크로니클’을 연출한 이욱정 PD가 지난 8일 서울 중구의 요리인류 검벽돌집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티빙 제공


왜 피자는 납작할까. 세계인들은 왜 음식을 무언가에 싸서 먹거나 겹겹이 쌓아 올려 만들었을까.

지난달 20일부터 방영된 티빙 오리지널 요리 다큐멘터리 ‘푸드 크로니클’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만두 쌈 타코 피자 팬케이크 샌드위치 스시 케이크 등 8가지 음식의 이야기를 다룬다. 무작위로 고른 음식이 아니다. 연출을 맡은 이욱정 PD(요리인류 대표이사)는 전세계인이 공통적으로 먹는 요리의 ‘형태’를 찾았다. 곡물 반죽에 고기와 채소를 싼 ‘랩(Wrap)’, 둥글고 납작한 원형의 음식 ‘플랫(Flat)’, 여러 가지 맛을 켜켜이 올려 하나의 형태로 쌓은 ‘레이어(Layer)’였다.

‘푸드 크로니클’은 오랫동안 이 PD의 머릿속에 머물던 의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가는 여정이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요리인류 검벽돌집에서 그를 만났다. “2008년부터 ‘누들로드’ 등 음식 다큐 시리즈를 해오면서 음식의 형태, 디자인에 대한 의문이 있었어요. 인류의 레시피 중에서 아주 특별한 것들이 있더라고요. 세상을 움직이는 레시피였죠. 음식도 언어처럼 계보가 있는 거예요.”

음식은 항상 가장 효율적인 방향으로 발전했다. 피자가 납작한 까닭은 빵이 빨리 익을 수 있고 뭐든지 얹을 수 있어서였다. 만두는 여러 가지 재료를 한 번에 싸서 먹을 수 있어서 조리도 쉽고 보관도 용이했다. “이번 시리즈 안에 들어간 8가지 음식은 지구상의 한 지역에서 탄생했지만 결국은 오늘날 전 인류가 다 먹게 된 음식이에요. 어느 특정한 음식이 전세계로 확산된 건 우연이 아니죠. 그것의 비밀을 쫓아보는 거예요. 인류를 매혹시킨 8가지 음식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죠.”

음식을 통해 인류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이 이 PD가 해 온 일이다. 그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했다. KBS PD 시절 ‘누들로드’로 이름을 알렸을 때도 국수를 동서 문명 교류의 매개체로 봤다. 동서양 식문화가 합쳐져 탄생한 게 국수였다.

이번에 그는 젊은 세대도 다큐멘터리를 친숙하게 볼 수 있도록 연출하려고 애썼다. 속도감 있는 전개 방식을 택했다. 방송 중간중간 이 PD가 등장해 유튜버처럼 상세 설명을 이어간다. 음식의 비주얼과 먹는 장면을 ‘먹방’처럼 맛깔스럽게 찍었다.

‘푸드 크로니클’에 대한 구상은 2년 전부터 했다. 촬영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직후 이뤄졌다. 몇 배로 더 힘들었다. 그러나 위기가 때론 도움이 됐다. 이 PD는 “이 시국에 음식 다큐를 찍겠다고 온 우리를 보며 현지인들도 놀랐다. 우리의 열정에 감복해서 생각지 못한 협조를 많이 얻어냈다”고 말하며 웃었다. 11개국을 돌아다니면서 열정을 쏟아부은 원동력은 호기심이었다. 이 PD는 “내가 궁금한 것을 찾아서 지구를 도는 것이기 때문에 피곤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제작자이면서 요리인이기도 한 이 PD는 “‘식’이 인간 생활의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음식을 통해서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그의 관심사는 기후변화다. 인류 먹거리에 기후 변화가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우리가 일상으로 누리고 있는 음식이 앞으로 50년 후에는 극소수의 사람만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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