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월 CPI '예상치 하회' 7.7%…힘 실리는 Fed 속도조절론
올해 10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이 7.7%를 기록했다. 상승 폭으로는 지난 1월 이후 가장 작다. 시장 예상치(7.9%)도 하회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기대 이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냉각된 것이다. Fed의 속도조절론에도 보다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7.7% 상승했다. 전문가들이 전망한 예상치(7.9%)를 하회하는 수치다. 전달(8.2%)보다 상승 폭도 크게 줄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주의 깊게 들여다보는 근원물가 상승률도 전달(6.6%)보다 줄어든 6.3%를 기록했다. 이 역시 전문가 예상치(6.5%)를 하회했다. 근원물가는 날씨나 국제 정세 등 외부요인에 따른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지표로, 물가의 기조 흐름을 알 수 있는 지표다.
세부적으로 휘발유 가격이 전달 대비 4.0% 오르면서 에너지 부문은 1.8% 올랐고, 교통서비스(0.8%), 주거비(0.8%) 등 서비스 물가가 여전히 오름세를 보였다. 식료품 역시 0.6% 올랐다. 다만 도시가스(-4.6%)가 크게 떨어졌고, 에너지 서비스(-1.2%), 중고 차·트럭(-2.4%), 의류(-0.7%), 의료서비스(-0.6%) 등이 내려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했다.
기대 이상으로 둔화된 물가…Fed 속도조절론 힘 받는다
그러다 이날 발표된 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기준금리 ‘6%대’ 전망은 약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10월 CPI가 발표된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6월에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5.00%에 이를 확률은 45.3%로, 5.25%에 이를 확률(28.8%)을 크게 넘어섰다. CPI가 발표되기 전날인 9일(현지시간)까지만 해도 페드워치에서 5.25%에 이를 확률이 39.7%로 가장 높았다. 통화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즉각 반영된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작게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은 것처럼 보인다”며 “Fed가 큰 폭의 금리 인상으로부터 물러날 여지를 줬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도 “수십 년 만에 가장 빠른 물가 상승이 약화되면서 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여지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관건은 다음 달 발표 11월 CPI
다만 아직 안심해선 안된다. Fed의 긴축 기조를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인 키는 다음 달 1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11월 미국 CPI 상승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번 달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에 10월 물가가 발표됐지만, 다음 달은 FOMC(14일) 전에 11월 물가 발표(12일)가 이뤄진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에 이어 11월까지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Fed가 반응할 것”이라며 “현재로썬 예상대로 나온 만큼 시장에도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예상에서 빗나간 중간선거 결과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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