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속살해 30대 딸…범행 후 '母 행세'하며 남동생과 문자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약물을 먹여 어머니를 살해한 30대 딸이 범행 후 일주일 가량 남동생의 SNS 문자에 답장하며 어머니 행세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30대 여성 A씨는 어머니 B씨를 살해한 뒤 B씨의 휴대전화로 온 남동생의 SNS 문자에 답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씨 시신의 부패 정도를 미뤄볼 때 A씨가 일주일가량 어머니인 척 남동생의 문자에 답변하며 범행을 숨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가 발견되지 않은 점을 이상하게 여겨 A씨에게 행방을 추궁했다.

A씨는 당초 "행방을 모른다"고 잡아뗐지만, 경찰이 남동생과 숨진 B씨가 나눈 문자 대화를 근거로 계속 추궁하자 "어머니 휴대전화로 온 남동생의 문자에 답변했다"고 실토했다.

B씨의 휴대전화는 A씨의 거주지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지난 9월 하순 인천시 계양구 한 빌라에서 B씨에게 약물을 먹여 살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B씨는 지난 9월 28일 오후 6시 46분쯤 빌라에서 숨진 채 A씨의 남동생에게 발견됐다.

당일 A씨의 남동생은 혼자 사는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자 빌라에 찾아갔다가 숨진 B씨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시신 일부는 부패한 상태였다.

A씨는 경찰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어서 사망보험금을 받으려고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동생은 숨진 어머니를 발견하기 전에도 문자 대화를 주고받아 A씨의 범행을 전혀 몰랐다"며 "A씨를 상대로 범행 시점과 방식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