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전용기 타면 국익 침해? 납득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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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MBC 취재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면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대통령실 기자단에서 공동 대응을 해야 한다고 표결한 결과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 배제가) 특정 언론사를 상대로 한 게 아니라 기자단 전체의 취재활동을 제한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주변 기자로부터는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고생하신다'는 말을 들었다. (대통령실을) 옹호하는 말은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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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호, 유성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대통령 전용기 탑승이 불허된 MBC 기자들이 10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대통령 순방을 취재하기 위해 출국하고 있다. |
ⓒ 유성호 |
대통령실이 MBC 취재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면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방송기자연합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등 언론 단체들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명백한 언론 자유 침해"라고 반발했다.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중앙 풀기자단(아래 출입기자단) 소속 49개사 기자들도 대통령실의 'MBC 대통령 전용기 불허 방침'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철회를 요구했다. 이와 별도로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항의의 표시로 자사 취재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거부를 선언했다. BBC와 <워싱턴포스트> 등 한국 담당 외신 기자들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에서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는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MBC 기자들이다. 대통령실은 순방 이틀 전인 지난 9일 MBC 출입 기자에게 '전용기 탑승 배제' 방침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통보는 전화가 아닌 문자로 이뤄졌고, MBC 기자들은 문자 이외에 어떤 설명도 제대로 듣지 못했다.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한 MBC 기자는 10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대통령 순방은 기내에서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기내 간담회가 중요한데 이번에는 취재할 수 없게 됐다"며 "(대통령실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취재 활동을 제한하는 선례가 남게 돼 유감"이라고 밝혔다.
전용기 탑승이 배제되면서 상당 시간을 취재지 이동에 쓰게 돼, 대통령 순방 일정을 모두 취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도 문제다. 이번 대통령 순방은 캄보디아 프놈펜을 거쳐 인도네시아 발리로 가는 일정인데, 민항기로 이동할 경우 경유 항공편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 전용기 탑승불허 MBC 기자들, 민항기 타고 취재일정 시작 ⓒ 유성호 |
▲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대통령 전용기 탑승이 불허된 MBC 기자들이 10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대통령 순방을 취재하기 위해 출국하고 있다. |
ⓒ 유성호 |
- 대통령이 오늘 전용기 탑승 배제와 관련해 '국익을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어떻게 보나?
"(대통령실로부터) 납득할 설명을 듣지 못했다. 어떤 게 국익을 어떻게 침해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MBC 기자가) 전용기에 타면 국익이 침해되고, 안 타면 침해가 안 되는 것인가."
- 이번 사안과 관련해 대통령실 타사 기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대통령실 기자단에서 공동 대응을 해야 한다고 표결한 결과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 배제가) 특정 언론사를 상대로 한 게 아니라 기자단 전체의 취재활동을 제한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주변 기자로부터는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고생하신다'는 말을 들었다. (대통령실을) 옹호하는 말은 듣지 못했다."
- 민항기를 타고 대통령 일정을 완벽히 맞춰서 취재하는 것은 어려울 텐데.
"전용기는 대통령과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모든 일정을 취재할 수 있다. 하지만 민항기는 전용기처럼 (대통령 일정에 맞춰) 스케줄을 짤 수 없고 (대통령 일정보다) 하루 일찍 가야 놓치는 것 없이 취재, 보도가 가능하다. (대통령 순방 일정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인도네시아 발리로 가는 일정인데) 프놈펜에서 발리로 가는 직항 항공편이 없다. 항공편이 많은 것도 아니고 다른 공항을 경유를 해서 가야 한다."
- 경유를 하게 되면 이동 시간이 상당할 것 같다.
"경유하면 하루 정도는 취재 활동을 할 수 없다. 경유 항공편이 프놈펜에서 쿠알라룸프르로 갔다가 발리로 가는 노선인데, 14일 오전 11시 10분에 출발해 오후 6시 25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현지에서 13일에 순방 관련 주요 취재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14일 출발로 일정을 잡았다."
- 이번 대통령실 배제 방침에 대해 항의했을 텐데 대통령실의 반응은?
"구체적인 반응은 없었고 (배제된) 이유를 요구했는데 그냥 문자 공지 내용을 참고하라고만 답했다. 이후에는 전화를 받지도 않았다. 다음에도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를) 할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 이번 사태와 관련해 MBC도 공식 입장을 내고 대응하고 있는데 현장 취재기자 입장에서는 어떤 생각이 드나?
"단순히 비행기 탑승만 불허한 것이 아니라 기내에서 이뤄지는 대통령 순방 간담회 참석이 어려워졌다. 대통령 순방 취재에선 순방 성과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는 기내 간담회가 중요한데 취재할 수 없게 됐다. (대통령실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취재활동을 제한하는 선례로 남게 된 것도 유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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