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진선규 "형수는 경찰일까? 믿음과 의심 사이 흥미로웠다" [인터뷰 종합]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진선규가 '몸값'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10일 온라인을 통해 티빙 오리지널 '몸값'의 주역인 배우 진선규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몸값'은 서로의 몸값을 두고 흥정하던 세 사람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후, 각자 마지막 기회를 붙잡기 위해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며 광기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 이충현 감독의 원작 단편영화 '몸값'에 지진이라는 요소를 가미, 확장된 세계관과 스케일로 강렬하게 재탄생했다.
지난 28일 공개된 '몸값'은 티빙 역대 오리지널 중 공개 첫 주 기준 시청 UV(순 이용자) 1위를 기록했다.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역시 1위에 오르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 속고 속이며 치열한 심리전을 펼친 진선규(노형수 역), 전종서(박주영), 장률(고극렬)의 열연에 호평이 쏟아졌다.
이날 진선규는 "원작 단편을 아주 좋아했고 대단한 작품이라고 느꼈던 관객 중 하나였다"며 "장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대본을 받았을 때 단편이 생각나긴 했지만 뒷부분의 이야기가 흥미롭고 말이 너무 재밌어서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바로 하고 싶다고 연락을 드렸다. 특히 이들이 하는 말이 진짜일까? 가짜일까? 고민하는 재미가 아주 컸다"고 '몸값'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몸값'은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신뢰도가 낮은 악인에 가깝고, 이들이 하는 이야기는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을 정도 거짓말이 난무해 진실을 파악하기 어렵다.
진선규는 "저도 이 시나리오에서 제일 재밌어 한 부분이 이 부분이었다. 형수가 경찰일까 아닐까 상상하게 되는데 나중에는 그 이야기가 중요하지 않게 된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모든 것이 열려 있는 이야기가 3시간 동안 진행되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 우리가 모르는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공존하는 의심과 믿음 그 가운데의 느낌이 좋더라. 그 재미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한 컷당 10분 이상씩 이어지는 원테이크 촬영을 위해 수많은 연습을 했다는 비하인드도 전했다. 진선규는 "카메라에 따라 배우와 모든 스태프들의 동선이 움직여야 했기에 촬영 전날 하루 종일 카메라 워킹을 연습했다. 배우로서 신경을 쓴 건 대사가 틀려서 NG를 나면 안 되겠다는 점이었다. 또 긴 시간 동안 테이크가 진행되다 보면 매번 변수가 생기는데 그 변수를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무난하게 받아들이기 위해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실수가 덜 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초반부와 후반부를 제외하고 3시간의 러닝타임 대부분 팬티만 입고 등장하는 캐릭터에 부담은 없었을까.
진선규는 "제가 팬티만 입고 나오는 모습을 보고 '조금 너무 하지 않냐'는 반응은 남들의 생각일 뿐이었다. 저는 그런 복장으로 세 시간 동안 나오는데 오히려 불쾌하지 않고 유쾌하게 보일 수 있는 캐릭터라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되려 처음부터 끝까지 (팬티 외에) 옷을 안 입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안전상의 문제나 액션이 많아서 다칠 수도 있기 때문에 후반에는 입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캐릭터를 만들 때 감독님과 굉장히 많은 대화를 나눴다. 제가 '원피스'라는 만화를 좋아하는데. '프랭키'라는 캐릭터가 근육질에 어깨가 넓고 선글라스를 낀 팬티만 입고 있는 게 떠올랐다. 그 캐릭터가 세기도 하지만 귀엽고 재밌다. 만화 속 캐릭터처럼 형수도 팬티와 장화, 점퍼 의상이 시그니처가 되길 바랐다. 영상이 공개되고 팬티에 대한 이야기도 많고 장화의 색감이 좋다는 이야기를 봤는데 이 정도면 성공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형수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시그니처 의상이 된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나 진선규는 "물론 첫날 첫 촬영 때는 뭔가 모르게 팬티만 입고 있었던 모습이 민망하긴 했다. 그런데 원테이크로 10분, 15분씩 길게 찍다 보니까 무대 위에 있는 기분이 들더라. 나중에는 그렇게 민망하거나 불편한 게 없어졌다. 계속 그러고 있으니까 나중에는 춤도 추고 별 걸 다 하게 됐던 것 같다. 다만 살짝 민망했던 부분은 2층에 내려갔다가 다시 관을 타고 올라가는데 제 엉덩이를 팔로우하는 장면이었다. 기억에 남는 민망한 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강렬한 검붉은 색의 팬티가 선택된 데에는 "형수가 초반 정장 외에는 의상이 오로지 속옷 하나지 않나. 의상 디자이너 분과 팬티 피팅을 하면서 저는 더 화려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은 검붉은 색이 마음에 든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그 팬티가 선택됐다"고 설명했다.
진선규는 팬티 열연에 대해 "반응을 어디서 찾아봐야 하는지 몰라서 직접 본 건 아니지만 전해 듣기로는 누가 저한테 옷 좀 제발 입혀달라고 하더라. 형수를 걱정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재밌었다. 주위 분들이 '너무 재밌다'고 해주셔서 고생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웃음을 지었다.
아내 박보경과 장모님의 반응도 전했다. 진선규는 "제 예상과 달리 엄청 좋아해 줬다. '여보 진짜 너무 잘 만들었다. 너무 재밌다'고 말해주더라. 사실 너무 진하고 욕도 많아서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했는데 '4,5,6부는 언제 나오냐, 가지고 있는 거 없어?'라며 흥미로워 해서 좋았다. 장모님은 1,2,3부를 보시고 '너무 고생했겠다', '참 재밌게 잘 찍었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말했다.
19세 관람불가 등급 탓에 아이들은 '몸값'을 볼 수 없었다는 진선규는 "요즘 가족 영화를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을 하고 있다. 저희 아이들이 10세, 9세인데 지금껏 제 작품을 본 건 영화 '승리호' 하나밖에 없다. 둘째는 제가 진짜 우주에 갔다 온 줄 알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서 가족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끝으로 함께 연기한 전종서, 장률에게 고마움도 전했다. 진선규는 "종서 씨는 갖고 있는 유니크함, 독특함이 좋은 친구다. 현장에서 주는 즉각적인 반응들을 제가 잘 받아서 던져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서로 잘 맞았던 것 같다. 그리고 률 배우는 섬세함의 극치를 달리는 친구였다. 상대를 배려하고 상대 배우가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자신의 장점을 잘 찾아내고 질문했다. 한 번은 어떤 장면을 찍을 때 '코로 숨을 쉬어야 하는지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지' 물었는데 너무 신선한 질문이라 기억에 남았다"고 털어놨다.
한편 시즌2에 대해서 진선규는 "다음 시즌을 생각하지 않고 만들어 놓은 시나리오라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될지 말씀을 못 드리겠다. 반응이 더욱 좋아지고 원하신다면 무언가가 또 일어날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원래는 시즌을 생각하지 않고 나온 결말이긴 하다"고 말을 아꼈다.
사진 = 티빙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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