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푸틴’ 러, 헤르손 퇴각… 일부 ‘함정’ 분석도

한명오 2022. 11. 1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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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지난 9월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전략 요충지 헤르손시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대대적 반격에 더 이상 보급이 불가능해 전력 유지가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정치적·군사적으로 큰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철수 발표에 대해 "함정일 수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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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포병이 9일(현지시간) 헤르손지역 최전방에서 러시아군을 향해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대대적인 공격이 이어지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러시아군에 “헤르손시에서 철수해 드니프로강 동쪽 건너편에 방어선을 구축하라”고 명령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지난 9월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전략 요충지 헤르손시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대대적 반격에 더 이상 보급이 불가능해 전력 유지가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정치적·군사적으로 큰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철수 발표에 대해 “함정일 수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9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헤르손에서 철수해 드니프로강 동쪽 건너편에 방어선을 구축하라고 군에 명령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쇼이구 장관의 지시는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침공군 총사령관이 “더는 헤르손에 보급 활동을 할 수 없다”고 발언한 직후 나왔다.

헤르손시는 러시아가 2014년 강제합병한 크림반도와 맞붙은 전략적 요충지다. 흑해로 흐르는 드니프로강의 수자원과 상류 댐에서 생산된 전기를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크림반도 전체로 공급하는 곳이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시에서 대피에 나선 주민들이 연락선을 타고 강을 건넌 뒤 크림반도행 버스로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는 지난달 5일 ‘조작된’ 주민투표와 러시아의회 국가두마의 인준, 푸틴의 승인을 거쳐 이 도시를 포함한 헤르손주 전체를 자신들의 영토로 병합했다.

하지만 그 직후부터 우크라이나군이 대규모 공세에 나서 헤르손주 영토 500㎢를 수복하고 헤르손시를 포위해 탈환을 시도해왔다. 친러 행정부는 지난달 19일부터 시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상태로, 지금까지 친러 주민 수만명이 크림반도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철군 발표에 조심하겠다는 반응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는 감정 없이, 불필요한 위험 없이, 우리 땅을 모두 해방시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주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은 우리에게 선물을 주지 않고 선의의 제스처도 하지 않는다. (잃은 영토는) 우리가 모두 쟁취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중간선거 관련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군 철군 명령에 대한 취재진의 물음에 “그들이 (헤르손에서) 진짜 문제를 겪고 있다는 증거”라고 답했다. 또 “(중간선거)가 끝날 때까지 철수 명령을 내리지 않은 게 더 흥미롭다”고 말하기도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동맹들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적 지원이 성공적이라는 사실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용기와 결단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잘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인근의 트베리의 리조트 공사 현장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헤르손 철수 결정이 크렘린의 전략적 판단이 깔린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NYT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평화협상을 촉구하는 시점에 철수 결정이 나왔다”면서 “푸틴이 휴전 협상에 진정성을 갖고 있음을 국제 사회에 확인시켜주려는 정치적 목적이 담겨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내에선 이번 결정이 군의 희생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란 입장과 군의 전략 전술 실패란 비판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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