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쓱해진 트럼프… 측근들 “중대발표 미뤄라” 설득

김철오 2022. 11. 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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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상원에서 소속 공화당의 부진에 따른 책임론에 휩싸였다.

미국 언론들은 물론 공화당 안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원에서 압승하지 못한 부진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간선거 하루 전인 지난 7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 유세하는 과정에서 "오는 15일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매우 중요한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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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상원서 민주당 뜻밖의 선전
공화당 양원 조기 장악 불발 ‘책임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일인 지난 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거주자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상원에서 소속 공화당의 부진에 따른 책임론에 휩싸였다. 그가 2024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15일 ‘중대발표’를 측근들은 연기하도록 요청하고 나섰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9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랜 측근들과 보좌진이 다음달 6일로 예정된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 이후로 ‘중대발표’를 미뤄 달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은 지난 8일 중간선거에서 양원을 장악할 것이라는 미국 매체들의 여론조사 결과와 전망을 깨고 상원에서 집권 민주당과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선거 이튿날인 이날까지 하원 승리를 굳히고 있지만, 상원에서는 전체 100석 중 과반인 51석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미국 방송사 CNN·NBC·폭스는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5시(미국 동부시간 오전 3시) 현재 상원에서 공화당이 49석, 민주당이 48석을 각각 확보한 것으로 예측했다. ABC방송만 양당이 48석씩을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2석이 더 필요하다.

조지아주의 경우 민주당의 근소한 우세에서 5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가 없어 결선투표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조지아주는 주법상 과반 득표 후보를 배출하지 못하면 결선투표로 최종 승자를 가린다. 개표율 98.2%에서 현직 상원의원인 라파엘 워녹 민주당 후보가 49.4%, 허셜 워커 공화당 후보가 48.5%를 각각 기록했다.

미국 언론들은 물론 공화당 안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원에서 압승하지 못한 부진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의 정책 방향과 거친 언사가 미국 중도층의 표심을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직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집권 직전인 지난해 1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점거 사태 여파도 중도층 표심의 거부감을 일으킨 원인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공화당의 다른 대권 잠룡인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드산티스 주지사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결국 대권 재도전을 암시한 트럼프 전 대통령만 머쓱한 상황에 놓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간선거 하루 전인 지난 7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 유세하는 과정에서 “오는 15일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매우 중요한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발표할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중요한 내일 일(중간선거)을 훼손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서 대권 재도전 예고라는 분석이 힘이 실렸다. 유세장에 몰린 군중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대권 재도전으로 짐작하고 환호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재도전을 선언하면 자칫 다음달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끌어낼 것이라는 우려가 공화당 안에서 나오고 있다.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변인을 지낸 제이슨 밀러는 “중대발표를 조지아주 결선투표 이후로 미루고 워커의 당선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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