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 “스팀에 음란물 수준 게임 많아…이용자 신뢰 회복 위해 노력”

강한결 2022. 11. 1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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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물관리위원회 김규철 위원장.   사진=강한결 기자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고무줄 등급 분류’ 등 최근 벌어진 논란에 대한 세부 개선안을 제시하면서 신뢰 회복을 약속했다. 게임위는 부족한 점을 인정하면서, 앞으로 게임 이용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게임위는 10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수도권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게임 이용자 소통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게임위 김규철 위원장은 “이번 사안을 겪으면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됐고, 앞으로 새로운 시각과 이용자들의 포인트에 맞춰 심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위는 △게임이용자 상시소통 채널 구축 △등급분류 과정의 투명성 강화 △직권등급재분류 모니터링 및 위원회 전문성 강화 △민원 서비스 개선 등 4개 분야에서 13개 세부실천 과제를 발표했다. 공개가 미흡했던 회의록의 경우 전문이 아닌 축약 형태로 공개할 것이며, 한국게임학회의 비판은 채찍질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게임위 관계자들과의 나눈 일문일답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기자 간담회 현장.   사진=강한결 기자

소통 방안에서 언급된 게임 전문가의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과거에는 게임 관련 학과 교수를 위주로 초청했다. 현재는 전문성을 보유하고 현장에서 활동하는 게임 이용자들이 많다. 게임을 다루는 인터넷 방송인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게임 커뮤니티에도 다수 있다. 심도 있게 게임을 다루는 이용자들이 전문가들이라고 생각하다.

블루 아카이브의 경우 3월 출시된 캐릭터를 보고 이제와서 등급재분류한 이유가 무엇인가?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운영의 약점이다. 등급분뷰를 받을 때 국제등급분류연합(IARC)에 설문만 하면 일주일 검수를 거쳐 공개된다. 그때는 자체등급사업자 분류되는 것들과 관련된 자료가 게관위에게 없다.

이후 민원이 제기됐을 때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한다. 해당 캐릭터는 분명 3월에 출시됐다. 게관위가 모니터링한 결과 게임을 직접 경험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내부 직원이 친밀도를 올려 직접 확인했다. 그 과정이 8월까지 소요됐다. 자체등급분류 제도가 운영됨에 따른 불가피한 부분이다.

개선안을 보니까 현재 예산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추가 금액을 얼마정도 요청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게임위에는 교육 사업, 정책연구소 등 다양한 업부로 128억원 정도 편성되어 있다. 전체 게임 대비 사후관리팀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예산을 요청 중이다.

교육사업이나 기관 간의 협업 가능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세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기관의 역할이다. 현재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부분을 검토하면서 확대해야 할 부분에 대해선 내년에 증액할 수 있도록 논의할 계획이다.

한국게임학회가 게임위를 대상으로 연일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

위정현 학회장과는 개인적으로도 안면이 있다. 비판은 존중한다. 채찍질로 받아들이고 잘 개선해야 한다. 학회가 전한 의견 중에서 귀담아 들을 만한 부분은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민원실 출입금지 팻말은 어디에서 주도한 것인가?

몇몇 아케이드 게임 제작사가 등급 분류가 안 되니까 직원들을 협박하고 민원실의 물품을 파괴한 적이 있어 방어 차원에서 걸어둔 것이다. 최근 민원실을 방문한 분들이 이를 보고 불쾌함을 느꼈다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한다. 불필요한 행동으로 오해를 샀다. 현재 팻말은 모두 제거된 상황이다.

내부에서 가상화폐를 채굴하다 적발되는 등 게임위 전반에 도덕적 해이가 있었다. 어떻게 처벌 중인가?

엄격한 징계가 내려질 예정이다. 징계 위원회도 내부 인원 없이 법적 판단이 가능한 인원들로 구성했다. 첫 단계부터 중징계로 처벌될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발표하겠다.

게임은 다른 분야에 비해 선정성을 정하는 기준이 높다는 평가가 많다

게이머의 시선과 사회적 시선에는 차이가 있다.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등급 분류 규정이라는게 시대 흐름에 맞게 빠르게 반영될 필요가 있다. 시대가 변하고 기술도 발전됐다. 등급 분류의 기준이 더 체계화시킬 것이다. 규정에 대한 요청들은 많이 전달받고 있다. 전부 취합해서 분류하겠다.

선정성의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것인가?

일단 홈페이지가 너무 노후화됐다. 내용 업데이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당연히 자세한 기준점도 공유되지 않고 있다. 각 연령 등급 별로 어떤 케이스에 어떤 등급이 나왔는지 GIF 이미지로 제시하던가, 기존에 수년간 쌓여온 사례 데이터들을 이미지화 시켜 공유할 예정이다.

IARC에서 등급분류기준을 공유할 때도 적용된 내용이다. 표로만 되어 잇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 다만 치마가 몇 cm, 살색이 몇 % 나와야 하는지 등의 보수적 기준은 전혀 계획에 없다. 이러한 것을 모두 정하면 다시 유신시대로 회귀하는 것과 같다.

게임위가 사행성을 규제하지만, 실제 일반 게임물에서 심각한 사행성을 일으키는 게임이 유통되고 있다

법에서 정의한 사행성 게임물을 보면, 경품 또는 배당으로 직접적인 손익을 주는 경우가 해당한다. 이 내용을 게임의 잣대로 보면, 등급분류 단계에서 확인할 부분이 많다. 이 부분은 입법적인 해결이 필요하다. 향후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가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두부를 칼로 자르듯 구분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어서 어려워하고 있다.

현재 게임위 위원 9명 이력을 보면, 게임 전문가는 위원장 포함 2명 정도로 보인다. 내년 3월 게임위 위원 5명이 임기 만료로 물러난다. 인선은 어떻게 구성할 예정인가?

전문 기구로 나아가야 할 변화의 시기다. 전문성을 더 갖춘 인력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내년 3월 5명의 새로운 위원이 올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번 국회 국정감사에서 스팀을 '골칫거리'라 규정한 바 있다. 이후 스팀에 올라온 성인물 게임들이 한국 서비스를 종료하는데, 이러한 부분도 게임위의 입장이 반영된 것인가?

맞다. 현재 스팀에는 포르노 수준의 게임이 많다. 우리가 해당 게임회사에 한국 서비스를 중지해달라고 하면 대부분 들어준다. 게이머들은 우리를 비판하겠지만 우리는 그런 게임이 한국에 들어오는 걸 두고 볼 수 없었다.

이용자 간담회는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

계속 더 좋은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 중이다. 내부 기준으로 진행한다면 일방적인 통보가 될 수 있기에 얼마 전 기자들을 만나서 자문을 구했다. 인플루언서들도 만나볼 계획이다.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는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좋은 방법이 나올 것 같다. 우선 지스타 이후, 연내 개최할 예정이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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