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의장 도전" 맨 먼저 출사표…'트럼프 호위무사' 매카시는

김홍범 2022. 11. 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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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하원 다수당 지위 탈환이 유력해지자 오랜 기간 하원의장 자리를 노려온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공화당은 9일(현지시간) 현재 하원 435석 중 209석을 확보, 남은 35석에서 9석만 더 가져오면 과반(218석)을 얻는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로이터=뉴스1

이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매카시 원내대표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두 페이지 분량의 서한을 보내 자신의 하원의장직 도전 의사를 알렸다.

그는 이 서한에서 “우리 모두 미국이 심각한 난제들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지금은 미국을 다시 정상 궤도로 올려야 할 때”라며 “이는 내가 하원의장직에 도전하는 이유다. 겸허히 동료 의원들의 지지를 요청한다”고 적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세 번 언급한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실책에 책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하원 다수당이 차지하는 의장직은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당연직 상원의장)에 이은 권력 서열 3위다. 미국의 의회를 실질적으로 대표하며 예산과 법안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물론, 개별적인 정치 행보도 큰 의미를 가진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하원의장이 되는 것은 매카시 원내대표의 오랜 꿈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015년에도 한 차례 하원의장에 도전했지만, 실언으로 당선의 문턱에서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매카시가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직을 수행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까지 받고 있어 차기 하원의장에 유력하다고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다음 주 공화당 내에서 하원의장을 결정하는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 매카시 원내대표 외에 의장 경선에 도전 의사를 밝힌 인사는 없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2020년 2월 미 워싱턴 의회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연두교서)이 끝난 후 트럼프 대통령이 건넨 연설문을 찢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친트럼프 성향으로 한때 ‘트럼프의 호위무사’로도 불린 그가 하원의장직에 오를 경우 공화당의 강한 대여 투쟁이 예상된다.

그는 이미 중간선거 직전인 7일 CNN과 인터뷰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탄핵을 활용하진 않겠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탄핵 카드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난달에는 “경기침체에 빠진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를 쓰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정책에도 반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당초 공화당이 하원에서 큰 승리를 예상했던 것과 달리 저조한 성적이 문제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9일 오전 2시쯤 자신의 지역구에서의 승리를 선언하며 “아침에 눈 뜨면 우리가 다수당이 돼 있고, 낸시 펠로시는 소수당에 속해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기대한 ‘레드 웨이브’는 거세지 않았다.

8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에서 투표하는 유권자의 모습. AP=연합뉴스

한편, 이번 공화당이 하원 다수를 차지하면 의장직 외에도 외교‧안보를 담당하는 외교위원장과 군사위원장이 공화당 인사로 교체될 예정이다.

서열상으론 현재 해당 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직을 수행 중인 마이클 매콜과 마이크 로저스 의원이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에 대해 민주당보다 원칙적 입장을 취하는 공화당 인사가 위원장이 될 경우 대북 정책 등이 강경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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