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 호출해야 1번 성공... 별 따기보다 어려운 청주 택시잡기

충북인뉴스 김남균 2022. 11. 10. 17: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후 5시부터 12시까지 택시호출 절반 몰리지만 배차율 15%로 급감... 대책 마련 시급

[충북인뉴스 김남균]

ⓒ 충북인뉴스
"주변에 택시가 없습니다." 

충북 청주 시내에서 택시 잡기는 하늘에 별 따기다. 아침 출근 시간대에는 세 번, 네 번 택시를 호출해 보지만 배차가 완료됐다는 문자는 쉽게 오지 않는다.

저녁 시간은 더하다. 오후 9시가 넘어가면 30분까지 기다려도 택시는 오지 않는다. 젊은 택시 노동자도 사라졌다. 법인택시 회사는 기사를 구하지 못해 아우성친다. 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저임금노동의 대표 명사가 된 택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지난 8일 직장인 A(50)씨는 청주시 산남동 법원 앞 인근 상가에서 지인들과 모임을 가졌다. 모임이 끝난 시간은 오후 10시 30분. A씨와 일행은 앱을 이용해 택시를 호출했다. 10분이 흘러도 20분이 흘러도 핸드폰에 배차 소식은 오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길거리에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은 늘어만 갔다. 애타게 기다려 보지만 택시는 오지 않는다. 결국 A씨는 택시잡기를 포기했다. 4㎞ 정도 떨어진 청주시 가경동 집까지 걸어서 집으로 갔다.  
 
 박지헌 충북도의원(국민의힘)이 지난 9월 28일 충북도의회에서 제403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택시대란의 심각성을 제기하고 있다.
ⓒ 충북인뉴스
 
지난 3일, 충청북도의회에서는 택시 대란 해결방안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된 토론회는 박지헌 충북도의원이 좌장을 맡았다. 박지헌 의원은 이날 '택시대란'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여러 차례 지적했다.

박 의원은 지난 9월 28일 제403회 정례회에서도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택시대란의 심각성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박 의원은 "낮은 수입으로 생계에 위협을 느낀 종사자가 택시업계를 떠나 배달·택배·대리기사 등으로 이직했기 때문"이라며 "청주지역에서 택시가 안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택시 운행이 정상화하기 전까지 시민불편을 줄이기 위해 시내버스 시간을 연장해 심야버스를 운행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구세주가 된 택시기사

이순기씨는 지난 5월부터 개인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이씨는 택시를 운행하면서 겪은 일들을 자신의 SNS에 올린다.

그의 개인택시 이야기를 보면 택시 대란의 모습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이씨는 지난 6월 ''귀가할 방법이 없는 청년들이 길에 엄청 많다. 택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라며 "서울은 지하철, 버스 근무 연장 등 대책을 내놓지만 청주시는..."이라고 적었다.

이어 "새벽 2시쯤 집에 가려는데 남일면에 가는 누군가의 콜이 반복해 울린다. 고민 끝에 수락하고 갔더니 체구가 작은 여대생이 서 있었다. 나를 보더니 구세주란다"며 기성세대를 향해 "청년들이 편하게 귀가할 정책 하나 못 만든 우리는 부끄러워야 한다"고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씨는 금요일과 토·일요일 저녁 시간의 경우, 청주시 가경동 고속터미널과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제일 많다고 전했다. 그는 "오후 11시가 넘으면 택시 승강장에 어림잡아 40~50명씩 줄을 서 있다. 저녁 시간 시내 중심으로 콜이 집중되면서 이곳에 있는 분들은 40분 정도 기다려야 택시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후 5시~10시 콜호출 집중… 배차율은 15%로 ↓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려워진 택시잡기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 청주안심리본콜 센터를 통해 지난 10월 28일 안심리본콜의 앱 및 전화콜 배차 내역을 분석해봤다.
 
 청주안심리본콜센터에 따르면 이날 하루 총 1만1942건의 택시호출건수가 접수됐다. 이중 4624대가 배차돼 39%의 배차율을 기록했다. (인포그래픽 : 서지혜 기자)
ⓒ 충북인뉴스
 

청주안심리본콜센터에 따르면 이날 하루 총 1만 1942건의 택시호출건수가 접수됐다. 이 중 4624대가 배차돼 39%의 배차율을 기록했다.

출근 시간대인 오전 7시부터 9시까지는 1370건이 접수돼 751건이 배차됐다. 배차율은 55%를 기록했다.

하지만 오후 시간대로 가면 호출건수는 늘어나지만 배차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총 4258건의 호출이 접수됐다. 이 중 648건이 배차됐다. 배차율은 15%다. 오후 9시부터 12시 사이에는 2099건이 접수됐고 이중 330건이 접수됐다. 배차율도 15%에 불과했다.

종합해보면 오후 5시부터 12시 사이에 일일 호출량의 53%가 집중되지만 배차율은 15%로 급격히 떨어졌다. 7번 호출해야 한 번 성공하는 청주시 지역 저녁 시간 택시대란의 실태를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