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데믹과 킹달러에...표정 엇갈리는 바이오 업계
3분기 실적 성적표를 받은 국내 바이오업계의 표정이 엇갈렸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벗어나 앤데믹 시대로 접어들면서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던 기업들의 침체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반면에 수출과 CDMO(위탁·개발생산) 비중이 큰 업체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수혜를 누린다.
코로나19에 울고 킹달러에 웃고
셀트리온은 지난 9일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13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8.1%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645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0.6% 증가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7733억원으로 ‘2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셀트리온의 매출 증가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램시마의 글로벌 판매가 늘어난 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화이자를 통해 미국에서 판매 중인 램시마는 올해 3분기 기준 31.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유럽 판매 또한 늘고 있다”며 “테바를 통해 판매 중인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도 지난해 동기 대비 3.8%p 상승한 27.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분기 매출, 영업이익도 지난해 동기 대비 모두 90% 이상 증가했다. 매출은 8730억원, 영업이익은 3247억원이다. 제품 판매량이 는 동시에 환율 상승효과까지 더해져 매출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2조358억원으로 3분기 만에 ‘2조 클럽’에 가입했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며 악재를 겪고 있다. 올해 3분기 잠정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8% 떨어진 910억원, 영업이익은 78.7% 감소한 213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감소하면서 노바백스의 백신 위탁생산 물량도 함께 줄어 전반적 위탁생산 매출이 감소한 탓이다.
올해 초 코로나19 재유행 당시 1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이었던 진단키트 업체 SD바이오센서의 3분기 영업이익은 2934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동기 대비해서는 0.4% 줄어든 수치다. 아직 3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씨젠의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씨젠은 지난 2분기 매출 1284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7.7%, 91% 하락했다. 지난해 씨젠이 올린 매출 1조3708억원 중 9088억원이 코로나19 관련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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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익빈 부익부 현상 이어질 것”
4분기 전망도 엇갈린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부회장은 “CMO(위탁생산)와 CDO(위탁개발) 등 외화를 들여오는 사업에 주력하는 기업들은 높은 환율 영향으로 호재가 이어질 것”이라며 “하지만 금리 인상 등의 이유로 전반적인 투자가 주춤하기 때문에 바이오업계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완제품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곳은 괜찮을 수 있어도 임상 투자를 받아야 하는 기업들에는 한동안 추운 겨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 특수를 누리던 기업들의 호재는 끝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강력한 새 변이가 나오지 않는 이상 앤데믹 상황에서 코로나 관련 제품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실적이 악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코로나 관련 제품 외의 새로운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감염자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백신이나 진단키트 관련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른 백신 사업을 강화하거나 글로벌 진출을 늘리는 등 성장을 위한 새판을 짜는 모색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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