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외국인 노동자 절반 "차별받은 경험 있다"

기초실태조사 보고회 열려, 조례 개정 통해 실질적 지원 추진해야

[신영근 기자]

▲ 홍성군 내 외국인 노동자 대부분이 향후에도 계속 거주하고 싶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48.8%가 '그렇다'라고 답했으며, 7.2%는 직장 내 차별이나 폭력,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혀, 정기적인 인권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판단했다.

충남 홍성군 내 외국인 노동자 대부분이 향후에도 계속 거주하고 싶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홍성군이주민센터(이사장 유요열)는 10일 오후 홍성군청 대강당에서 열린 '2022 홍성군 외국인 근로자 기초실태조사 보고회(아래 보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외국인 노동자와 이주여성을 비롯해 군의원과 군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 기초실태조사는 홍성 지역 내 외국인 노동자 180명(미등록외국인 포함)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방식으로 조사됐다. 조사는 ▲기본 인적 사항 ▲한국 및 홍성군 거주 형태 및 의향 ▲현재 근로 여건 ▲생활 여건, 차별대우, 인권 ▲외국인 근로자 지원 서비스 이용·정책 욕구 등 5가지다

이날 열린 보고회와 홍성군 외국인 노동자 기초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홍성군에 등록된 외국인은 지난 3월 말 기준 2330명이며, 이는 충남 7개 군지역에서 가장 많다. 이 중 외국 국적의 동포는 527명이며 이주여성과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까지 포함하면 약 5000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이는 홍성군 총인구의 5%를 차지한다.

조사 대상의 91.1%는 향후 홍성군에 거주하고 싶다고 답했으며, 97.8%는 한국에 살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 거주 형태로는 방문취업과 재외동포는 월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비전문 취업은 기숙사 비중이 높았다. 또한, 61.7%가 배우자와 거주하고 46.1%는 자녀와도 함께 생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노동자의 직업은 제조업(47.8%), 농축산업(17.8%), 서비스업(11.7%), 건설업(9.4%), 어업(1.1%) 등 대부분 10인 미만 사업장으로 주로 산업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관련해 입국 전 직업·직장 정보 인지 등을 묻는 조사에서는 응답자 절반에 가까운 42.8%가 알지 못하고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근로계약 조건 관련해서는 잘 알고 있다는 답변이 절반 정도인 52.2%지만, 13.9%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으며, 27.2%는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따라서, 근로계약 조건을 모르는 상태에서 인권침해나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근무 일수는 주6일, 하루평균 9시간 근무, 급여는 평균 240만 원 수준으로, 이들의 직장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 한 이주여성이 발표회에 앞서 캄보디아 전통 민속춤인 압살라 공연을 소개하고 있다.

응답자의 16.1%는 급여를 받지 못하거나 동의 없이 급여가 삭감되는 등 부당한 대우를 경험했으며, 15.6%는 노동과정에서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48.8%가 '그렇다'라고 답했으며, 7.2%는 직장 내 차별이나 폭력,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혀, 정기적인 인권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판단했다.

한편, 외국인 노동자들이 홍성을 찾은 이유로 일자리가 많다(25.6%), 가족·친구가 살고 있다(21.7%), 교통(15%), 주거(15%) 순으로 꼽았지만, 이들은 병원과 고용센터 이용 시 어려운 의사소통, 대중교통, 출산과 보육 문제 등을 가장 불편한 점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보고서는 홍성군 역점사업으로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가 있는 통번역지원과 다정보제공, 다언어 서비스, 한국어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고용 사용자에게는 노동관계 이해와 외국인 근로자 민족·국가의 역사 문화를 이해하는 사용자 교육을 제안했다. 추가로 주민 상호 이해 제고와 교류사업과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오해, 혐오를 차단하는 지역사회통합을 주문했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지원 대상의 범위 확대(외국인 주민 당사자, 가족, 자녀)를 골자로 하는 '홍성군 거주 외국인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을 들었다.

이어 보고서는 ▲아동 정책 ▲가족 정책 ▲교통 정책 ▲주거 정책▲문화·여가 정책 등 외국인 근로자 불편 해소를 위한 5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유요열 홍성군이주민센터 대표는 "홍성군 지역 산업 생산의 일익을 담당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면서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지자체 차원의 대응과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주노동자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에 따른 제도개선 등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일상생활의 언어장벽과 대중교통 불편, 의료 인프라 제한, 자녀 보육 어려움과 긴급생계상의 어려움 해소 노력이 확대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군민은 "이주노동자들이 사람답게 대접받고 사는 사회가 돼야 한다"면서 "또한, 이주노동자들도 따뜻한 동행 행복한 홍성의 일원이 될수 있는 대안을 찾는 보고회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홍성이주민센터는 '홍성 거주 외국인 근로자 케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상담과 한국어 수업, 보건·노동·안전 등의 교육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 이주민과 더불어 살기 위한 생활 규칙 캠페인을 정기적으로 이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