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이송 중인 구급차 호소에도 꿋꿋…정중앙 지킨 그랜저 차주

ⓒ유튜브

응급환자를 이송 중인 구급차를 3분 가까이 가로막은 한 차주가 결국 검찰에 송치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9일 한문철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응급 환자 이송 중인 구급차 가로막은 그랜저가 검찰에 송치됐다'는 내용이 담긴 제보 영상을 올렸다.

제보자인 구급대원 A씨에 따르면 지난 9월3일 오후 8시께, 서울 영등포구에서 응급 환자를 이송 중인 구급차가 경광등을 켜고 사이렌 소리를 키우며 긴급한 상황임을 알렸다.

이후 구급차는 시내 2차선 도로에 진입했지만 한 그랜저 차량이 자리를 비켜주지 않는 까닭에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해당 그랜저 차량은 바로 뒤에서 구급차의 경광등이 번쩍이고 사이렌 소리가 울렸지만, 비켜주지 않았다.

영상 속 옆 차선에 있던 차량들은 사이렌 소리가 울린 즉시 황급히 자리를 피했지만, 그랜저는 가만히 있었다. 차가 빠지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중앙선을 살짝 밟아 정중앙을 가로막고 있었다. 참다못한 구급대원이 차량 번호를 언급하며 "우측으로 좀 가세요"라고 소리쳤으나 그랜저는 꿋꿋하게 앞만 보고 있었다.

결국 신호가 바뀌고 나서야 그랜저는 우회전 차선으로 빠져나갔다.

구급차와 그랜저가 대치하며 도로에 허비한 시간은 약 2분 30초였다. 한 변호사는 "긴급상황일 때 2분 30초는 정말 크다. 골든타임이 5분이라고 하지 않냐. 저 시간에 가족이 죽을 수도 있고, 저기에 누가 타고 있는지 모르지 않냐"고 했다.

그러면서 "긴급자동차에 양보해주지 않으면 승용차는 범칙금 6만원, 과태료 7만원이다. 승합차는 각 7만원, 8만원"이라고 설명했다.

도로교통법 제29조 '긴급자동차의 우선 통행'에 따르면 교차로나 그 부근에서 긴급자동차가 접근하는 경우 운전자는 교차로를 피해 일시 정지해야 한다. 또 모든 운전자는 긴급자동차가 접근한 경우 우선 통행할 수 있도록 진로를 양보해야 한다.

결국 제보자는 그랜저 차주를 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에서도 응급의료법 제12조 혐의 인정된다고 했다. 고발 20일 만에 형사 사법 포탈에서 응급의료법 위반으로 검찰 송치 결정되고 서울남부검찰청으로 이관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한 변호사는 "범칙금, 과태료 부과 외에 검찰로 송치되는 건 처벌받는다는 뜻"이라며 "과연 검찰에서 어떻게 처리할지, 법원에서는 어떤 판결이 나올지 같이 지켜보자"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