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 잃은 풍산개…'곰이' 새끼 사는 광주동물원도 손 내저었다 왜

황희규 2022. 11. 1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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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기록관)이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기를 곳을 찾고 있다. 기록관측은 광주·대전 등 동물원에 사육 여부를 타진했지만, 해당 동물원은 난색을 보인다. 국가기록물로 분류된 이들 풍산개를 분양이 아닌 대여 형식으로 사육해야 하기에 관리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10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부속동물병원 앞에서 풍산개 암컷 '곰이'(왼쪽)와 수컷 '송강'이가 대학 관계자와 함께 산책하고 있다. 뉴스1

10일 광주광역시 우치공원관리사무소와 대전 오월드 등에 따르면 기록관은 이들 동물원측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르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대여 방식으로 기를 수 있는지 물었다.

우치공원측은 관리 부담에 풍산개가 정쟁 대상으로까지 인식된 상황에 선뜻 사육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분양을 받을 시 소유권이 넘어가지만, 대여 형식으로 기르면 소유권은 대통령기록관에 있다. 소유권 없이 풍산개를 맡다가 훼손·분실할 시 책임소재가 뒤따를 것을 걱정하고 있다.

우치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동물원에서 맡아 아무리 잘 키운다고 해도 누군가가 마음먹고 풍산개를 해치거나 훔쳐간다면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된다”며 “현재 풍산개 사육장은 시설이 미비해 사육이 어렵고, 만약 키운다면 새로운 장소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치동물원에는 풍산개 세 마리가 있다. 두 마리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선물했던 ‘자주’와 단결‘의 후손이다. 또 다른 풍산개 한마리는 '별이'로 곰이의 새끼다.

곰이와 송강 사이에 태어난 새끼 여섯 마리는 2019년 8월 광주·서울·인천·대전 등 4곳 동물원 등으로 보냈다. 대전 오월드 동물원은 ‘달이’, ‘강이’를 관리하고 있다. 오월드 관계자는 “사육 문의가 왔지만 달이와 강이를 돌보고 있는 상황에서 곰이와 송강까지 수용하기에는 시설 등 여러 여건상 어렵다고 답했다”고 했다.

광주광역시=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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