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내일 아이슬란드전 최종 옥석가리기..."손흥민 빠진 플랜B 없다"
2022 카타르월드컵 개막을 열흘 앞두고 벤투호가 국내파를 대상으로 마지막 옥석 가리기를 치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을 치른다. 카타르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아이슬란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2위, 한국 28위다. 이번 국내파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유럽파 선수들이 벤투호 주축을 이룬 가운데, 카타르행 최종 엔트리에 들 국내파 선수가 확정되는 마지막 무대다. 경기 이튿날인 12일 유럽파 선수들을 포함한 26명의 카타르 월드컵 최종명단이 발표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집된 27명 중 8~9명 정도는 짐을 쌀 것으로 보인다. 국내파로 이뤄진 이번 대표팀은 지난달 28일부터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돼 훈련했다.
포지션 경쟁의 최대 격전지는 자원이 풍부한 2선 공격수와 약점으로 꼽히는 오른쪽 측면 수비다. 2선 공격수는 권창훈(김천 상무)과 나상호(FC서울)가 경쟁에서 한발 앞섰다. 그 뒤를 엄원상(울산 현대), 송민규(전북 현대), 양현준(강원FC) 등이 쫓고 있다. 오른쪽 측면 수비 경쟁은 혼전이다. 김태환(울산), 김문환(전북), 윤종규(서울)가 막판까지 치열하게 주전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아이슬란드전을 하루 앞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미드필더 정우영(알사드)은 "한 경기 한 경기가 우리한테 정말 중요하고, 내일도 마찬가지다. 월드컵 첫 경기 전 마지막 경기인 만큼 2주간 훈련한 것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는 경기라고 생각한다. 결과와 내용까지 다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동석한 벤투 감독은 "아이슬란드전은 월드컵 전 마지막 경기라 상당히 중요하다. 소집 중 훈련한 것을 토대로 경기할 예정"이라면서 "좋은 경기와 함께 결과를 내겠다. 월드컵 본선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 중) 일부는 최종 명단에 선발될 것이고 일부는 탈락한다. 월드컵 무대가 환상적인 기회지만, 모두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모든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모든 선수들을 선택할 수는 없기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을 선수들도 다른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4년간 함께 훈련한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수술 후 회복 중인 손흥민(토트넘)에 대해선 "손흥민은 대표팀 출전에 대한 의지나 열망을 항상 보여줬다. 모두에게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흥민은 선발될 것이지만, 다른 요소들도 매일 체크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1차전에 나서지 못할 경우 플랜B가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선 "(현재) 준비한 것은 없다. 먼 미래의 이야기라 현재 준비한 것은 없다. 지금 생각할 타이밍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주 눈 주위 골절상 수술을 받은 손흥민은 퇴원해 자택에서 회복 중이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2일 UCL 조별리그 마르세유전에서 공중볼을 다투다가 마르세유 찬셀 음벰바의 어깨에 얼굴을 강하게 부딪쳤다. 당시 왼쪽 눈두덩이가 퉁퉁 부어오르고, 코피도 흘렸던 손흥민은 검진 결과 눈 주위 뼈가 부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일 눈 주위 네 군데 골절상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손흥민은 얼굴 보호대를 쓰고서라도 직접 월드컵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9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를 위해 뛰는 것은 많은 아이가 축구선수로 성장하면서 꿈꾸는 일일 것이다. 저 또한 그 꿈을 지금까지 변함없이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여의 세월 동안 여러분이 참고 견디며 써오신 마스크를 생각하면, 월드컵 경기에서 쓰게 될 저의 마스크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며 "단 1%의 가능성만 있다면, 그 가능성을 보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오는 24일 우루과이와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첫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 한 조에 편성됐다.
한편 이번 평가전에서는 출정식도 진행된다. 경기 뒤 벤투 감독과 베테랑 선수가 그라운드로 나와 마이크를 잡고 팬들에게 응원을 당부할 예정이다. 다만 해외파가 아직 소집되지 않았고 최종명단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대한축구협회는 출정식을 예전과 달리 작은 규모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또 A매치에 100경기 이상 출전한 6명의 '올드 스타'에게 특별 공로패를 주는 행사도 연다. 대상자는 1970∼80년대 국가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한 김호곤(71) 수원FC 단장, 차범근(69) 전 국가대표팀 감독, 조영증(68) 전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 조광래(68) 대구FC 사장, 허정무(67)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 박성화(67)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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