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문자 직접 안보낸 행안부, 용산구에 두 차례 발송 요구

한진주 2022. 11. 1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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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가 재난문자 발송 권한을 갖고 있음에도 직접 보내지 않고 용산구에 재난문자 발송을 두 차례나 요청했다.

참사 당일 오후 10시 53분 행안부는 국가재난관리시스템으로 서울시와 용산구에 재난문자 발송, 현장상황관 파견 등을 지시했다.

김 본부장은 "재난문자의 발송권한을 시도와 시군구에 권한을 줘서 운영하는 측면도 바로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행안부까지 승인을 받는 과정을 거치면 지금보다 더 재난문자 발송이 늦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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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문자 발송 가능하지만 용산구에 보내도록 지시
용산구는 다음날 0시 11분에야 재난문자 발송
행안부 "지자체 발송권한 안줬더라면 더 늦어졌을 것"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행정안전부가 재난문자 발송 권한을 갖고 있음에도 직접 보내지 않고 용산구에 재난문자 발송을 두 차례나 요청했다. 행안부는 용산구에 요청한 이유로 "현지 사정을 아는 기관에서 보내는 게 효과적"이라고 답했다.

김성호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행안부 소관인 재난안전통신망,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 재난문자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재난문자를 신속하게 보내지 못한 점은 굉장히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참사 당일인 10월 29일 서울시가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 호텔 앞 긴급사고로 현재 교통통제 중. 차량 우회 바랍니다'라는 재난문자를 처음으로 보낸 시각은 오후 11시 56분이다. 참사가 발생한 지 1시간 41분이 지난 후였다.

용산구의 재난문자 발송 시각은 다음날 오전 0시 11분이었다. 참사 당일 오후 10시 53분 행안부는 국가재난관리시스템으로 서울시와 용산구에 재난문자 발송, 현장상황관 파견 등을 지시했다. 이후 지자체의 재난문자 발송이 늦어지자 행안부는 재난문자 발송을 재차 지시했다. 행안부가 용산구에 재난문자를 보내도록 독려한 시각은 오후 11시 38분이다.

행안부 스스로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았음에도 지자체에 발송권한을 주지 않았더라면 발송이 더 늦어졌을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김 본부장은 "재난문자의 발송권한을 시도와 시군구에 권한을 줘서 운영하는 측면도 바로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행안부까지 승인을 받는 과정을 거치면 지금보다 더 재난문자 발송이 늦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행안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재난 관련 지시사항을 각 정부부처와 자치단체에 통보한 시간도 전달받고 30분 넘게 흐른 후였다.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윤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전달받은 시각은 당일 오후 11시 37분, 재난정보관리시스템에서 부처와 지자체 등에 통보한 시간은 0시 16분이다. 39분을 허비한 것이다.

김 본부장은 "상황 자체가 워낙 급박하다 보니까 대통령 지시사항도 우선 언론 보도를 통해 전파가 됐다"며 "그 내용을 정리하면서 시간이 소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업무처리상 미흡한 점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내부 감사 실시 계획에 대해서는 "보고체계나 재난안전통신망 등 미진한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의 제도적 개선 방안 등을 집중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내년부터 각 지자체를 대상으로 사회재난 안전도를 진단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지역의 위치, 도시화 정도에 따라 위험의 양상이 다르다"면서 "위험 양상에 따라 다른 처방, 다른 컨설팅을 통해 지역사회 전체의 안전도를 높여간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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