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매섭게 테슬라 샀지만…보관금액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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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지분이 반토막 났다.
테슬라에 대한 투자자들의 사랑은 더 커졌지만,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보관금액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테슬라 보관금액이 쪼그라든 것은 테슬라 주가가 크게 폭락하면서 지분 가치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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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56% 넘게폭락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지분이 반토막 났다. 테슬라에 대한 투자자들의 사랑은 더 커졌지만,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보관금액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자동차 소비 감소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은 주식을 더 사들이며 물타기와 저가 매수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당일 기준 2일 전까지 집계) 기준 국내 주식투자자의 테슬라 보관금액은 13조6511억원으로 올해 초 테슬라 보관금액 23조8345억원과 비교하면 10개월여 만에 10조원가량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액수로 주식을 사들였지만, 평가금액은 오히려 줄었다. 전일 기준 올해 해외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2조9996억원으로 지난해 순매수 액수(1조3737억원)보다 많았다.
테슬라 보관금액이 쪼그라든 것은 테슬라 주가가 크게 폭락하면서 지분 가치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성장주 투심에 부정적인 금리 인상이 이어진 가운데, 자동차 사업과 트위터 인수에 따른 잡음이 끊이지 않은 탓이다. 테슬라 주가는 9일(현지시간) 기준 전일보다 7% 떨어진 177.59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7일 공화당 투표를 독려하는 머스크의 트윗이 전해지자 주가는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2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테슬라 지분 매각 소식과 전기차 리콜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 하락세는 더 가팔라졌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56% 넘게 폭락했다.
시장에선 테슬라 주가가 내려갈 대로 떨어졌다고 말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은 이르다고 분석했다. 심리적 저항선인 20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서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 기회라고 판단, 테슬라 주식을 1166억원어치 사들이며 나스닥 3배 레버리지 ETF(1756억원) 다음으로 가장 많이 샀다. 전문가들이 투자 비중 확대를 권하지 않는 이유는 소비 감소에 따른 수요 둔화와 중국과 유럽의 전기차 보조금 감소로 앞으로 판매량이 기대만큼 늘어나지 못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유럽 전기차의 50%를 차지하는 영국과 독일은 전기차 보조금 소멸과 축소에 나섰고 중국도 내년부터 보조금 지급을 멈출 예정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주가 하락은 단순 오너 리스크가 아닌 자동차 사업 실적 둔화 우려가 더 큰 상황”이라며 “보조금 축소가 테슬라 공장 가동률과 가격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후 투자 비중을 확대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른 미국 기술주들의 지분가치도 연초보다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리 인상에 주가 하락이 가팔라진 가운데 경기침체로 실적 전망 마저 낮아진 탓이다. 반도체 수요 급감 우려를 받는 엔비디아는 4조3794억원에서 2조7546억원으로 줄었고, 신사업 추진에 따른 이익 감소로 일 년 새 70% 넘게 주가가 내린 메타의 경우 1조1621억원에서 3988억원으로 떨어졌다. 이외에 애플(7조392억원→5조9818억원), 마이크로소프트(3조825억원→2조3595), 알파벳(3조495억원→2조3327억원), 아마존(2조5596억원→1조3326억원), 루시드(1조3219억원→5539억원), ASML(8885억원→6107억원) 등도 지분가치 감소세를 비껴가지 못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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