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대를 여는 완전히 새로운 볼보”…최고급 전기 SUV 시장 판 커졌다
짐 로완 볼보자동차 CEO 인터뷰
“이것은 단지 신차가 아닙니다. 완전히 새로운 볼보입니다.”
짐 로완(57) 볼보자동차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최고급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볼보 EX90’를 선보이며 낸 첫마디다. 이날 행사에는 전 세계 미디어 관계자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웨덴 왕의 정원’ 쿵스트레드고르덴(Kungsträdgården)에서 열렸다.
EX90의 가세로 1억원이 훌쩍 뛰어넘는 글로벌 최고급 전기 SUV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X, 메르세데스-벤츠 EQS SUV, BMW iX, 아우디 e-트론, 폴스타3 등과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게 됐다.
다이슨 CEO 출신으로 올 초 볼보자동차의 새 선장을 맡은 로완 CEO는 이날 행사 직후 한국 취재진과 진행한 추가 인터뷰에서 “EX90는 전기화와 기술·안전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 번째 볼보”라며 “특히 운전자 이해 시스템과 같은 지능형 안전 기술이 장착돼 안전에 대한 볼보의 비전에 더욱 가까워졌다“고 설명했다.
볼보 EX90는 1회 완충 시 유럽 기준(WLPT)으로 600㎞까지 달릴 수 있다. 배터리 상태 80%까지 30분 이내에 충전이 가능하다. 7인승으로 양방향 충전 시스템을 갖춘 EX90에는 안전한 자동차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볼보의 전통답게 여러 최첨단 안전 사양이 들어갔다.
로완 CEO가 가장 앞세운 것은 8개의 카메라와 5개의 레이다, 그리고 16개의 초음파 센서와 라이다(LiDAR) 센서로 구성된 ‘센서 세트’다. 전파를 사용하는 레이다와 달리 빛을 활용하는 라이다는 더 높은 정밀도로 물체를 탐지할 수 있다.
반경 250m 안에 있는 보행자와 120m 전방의 검은색 도로에 있는 작고 어두운 물체도 감지한다. 라이다는 EX90의 지붕 앞에 달려 있다. 그는 “라이다를 통해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특히 어둡고 운전자가 피곤한 밤에 자주 일어나는 대형 사고를 방지하는데 탁월하다”고 말했다.
EX90에는 ‘운전자 이해 시스템’이 처음 장착됐다. 자동차는 운전자가 주행에 적합한 상태인지 파악하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한다. 실내에 위치한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의 컨디션이 정상인지 파악하고, 문제가 보인다면 운전자의 시선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운전자가 혹시나 스티어링휠(운전대)에서 손을 떼면 이를 감지해 조향에 도움을 준다.
명백한 경고에도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으면, 자동차가 스스로 도로 옆에 안전하게 정차하고 비상등을 켜준다. 그는 “운전자의 시선과 눈을 감는 횟수·시간을 관찰해 가장 적합한 기능을 작동시킨다”고 소개했다.
‘실내 레이다 시스템’도 눈에 띈다. 운전자 부주의로 실내에 탑승자가 남겨져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한다. 볼보에 따르면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에서만 뜨거운 차 안에 홀로 방치돼 사망한 어린이가 1000명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EX90의 실내 레이다 시스템은 잠자는 아이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정확하게 감지한다.
운전자가 차를 잠그려고 할 때마다 작동해 어린이부터 반려동물까지 실내에 있는지 알려준다. 차 안에 남겨지더라도 실내 온도가 자동 조절돼 어린이가 저체온증이나 열사병에 걸리는 것을 막는다. 그는 “인간은 누구나 피곤하고 주의력이 산만해질 때가 있다”며 “실내 레이더 시스템은 이 같은 실수로부터 불상사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톡홀름=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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