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지고 싶다" 저커버그의 후회…메타, 1만1000명에 해고 통보(종합)

이지은 2022. 11. 1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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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직원 1만1000명 해고 통보
경기 침체·광고 수입 둔화 이유
빅테크 업계 전반 해고 확산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이러한 결정(대규모 구조조정)을 내리고 어떻게 우리가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책임을 지고 싶다. 모든 이에게 이는 힘겨울 것이라는 점을 안다. 이로 인해 영향을 받는 이들에게 특히 더 미안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이 9일(현지시간)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규모가 큰 1만1000명을 해고했다. 이를 공지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현 사태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미국 기술 기업의 고용 한파는 메타를 계기로 더욱 확산해나가는 모습이다.

◆ "팬데믹 당시 수익 성장 지속 안돼"…메타 주가 ↑

미 경제매체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이날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오늘 메타의 역사에서 가장 어려운 변화를 공유하겠다"면서 전체 직원 8만7000명의 13%에 달하는 1만10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구조조정 규모는 수천 명 대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1만명을 넘어섰다.

저커버그 CEO는 올해 경기 침체 우려와 경쟁 심화로 인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중 경험한 수익 성장이 지속되지 않았고 광고 실적이 줄었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요소들이) 내가 예상한 것보다 우리 매출을 더 악화했다"면서 "내가 잘못 판단했다. 이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해고 대상이 된 직원들에게 16주 근무 시 발생하는 기본급을 지급하고 근속연수에 따라 2주 추가 기본급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이외 지역도 이러한 내용은 비슷할 것이라면서 현지 고용법을 고려해 후속 조치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커버그 CEO는 이번 대규모 구조조정 외에 추가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량 지출을 줄이고 현재의 고용 동결을 내년 1분기까지 연정해 슬림하고 효율적인 회사가 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프라 비용도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메타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한 이후 이날 주가는 전일 대비 5.18% 오른 101.4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27일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 선을 회복했다.

◆ 메타의 저조한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듯

메타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이유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매출이 하락세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 지난달까지 4만2000여명을 고용했다. 그러나 광고 매출 등이 하락하면서 올해 들어 주가가 70%나 떨어졌다.

특히 애플이 지난해 4월부터 프라이버시 정책을 바꾼 것이 광고 수입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애플이 지난해 4월부터 이용자가 허락할 경우에만 앱이 이용자의 테이터를 추적하게 하는 방식을 도입하면서 '타깃광고' 집행에 타격을 입었다. 이에 메타의 주력 수입원인 디지털 광고 매출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 동영상 공유서비스 틱톡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난 2월에는 사상 처음 월평균 활성 이용자 수가 감소하기도 했다. 메타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 감소한 277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저조한 성과를 냈다.

WSJ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전날 임원 회의에서 성장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으로 직원을 과잉 채용한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로리 골러 메타 인적자원 담당은 이 자리에서 구조조정 대상이 된 직원들에게는 최소 4개월 치 월급을 퇴직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들은 대규모 인원 감축에도 불구하고 메타의 저조한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타는 지난해부터 메타버스 프로젝트에 1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나 올 초부터 지난달까지 총 94억4000만달러의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메타의 자원 대부분이 메타버스 투자를 담당하는 리얼리티 랩 부서로 향하고 있어 내년에는 손실이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타의 막대한 지출이 월가와 주주들을 분노하게 했다"고 밝혔다.

◆ "인력 감축 추세, 기술 업계 전반으로 확산"

CNBC는 이같은 대규모 인원 감축 추세가 기술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리프트는 지난 3일 전체 직원의 13%엔 7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존 짐머 리프트 CEO는 직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내년에 경제침체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차량 공유보험 비용이 급격히 상승했다"고 해고 이유를 설명했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이용자 수가 감소한 넷플릭스는 지난 5월부터 두 달간 450명에 이르는 직원을 구조조정했다. SNS 업체 스냅은 지난 8월 재정 문제를 이유로 전체 직원의 20%에 달하는 1000명을 해고했다.

CNBC는 "10년 동안 주식 강세장을 주도했던 기업들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에너지 충격 등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직면하면서 기술 분야 직원들의 해고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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