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인사 LX, 반도체·건자재·물류 '드라이브'

조인영 2022. 11. 1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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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인터, 한국유리·포승그린파워 인수로 건자재·에너지 발전 사업 확대
판토스는 항공 물류 입지↑…세미콘은 매그나칩 인수로 외형 확대 나설 듯
구본준 LX 회장.ⓒLX홀딩스

LX그룹이 LX판토스를 마지막으로 2023년 정기 인사를 마무리지었다. 올해 반도체, 건자재, 물류 부문 등에서 외형 성장에 몰두해온 LX그룹은 임원 인사도 한 발 빠르게 단행하며 미래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X그룹은 이번주 LX인터내셔널, LX세미콘, LX하우시스, LX판토스, LX MMA 등 주요 계열사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보다 앞당겨 단행한 이번 인사는 성과주의와 미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뒀다.


실제 LX인터내셔널 사장으로 승진한 윤춘성 대표는 자원사업 전문성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주도한 점을 인정 받았다.


LX하우시스는 초대 대표를 역임한 한명호 사장을 CEO로 다시 불러들였다. 당시 LG그룹 계열사였던 LG하우시스가 2009년 LG화학에서 분할할 당시 그는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해 3년간 회사의 성장을 이끈 바 있다. 2012년 말 퇴임 이후에도 국내 건축자재 분야 최고 전문가로서 통찰력과 감각을 유지해온 점을 인정받았다.


LX판토스도 이번 인사로 전무로 승진한 신상영 해운Pricing담당에 대해 "성과와 역량이 뛰어난 인재 발탁"이라며 "사업 추진을 가속화하고 체계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과주의와 능력주의를 바탕으로 LX그룹은 주력 사업인 건자재, 물류, 반도체 사업 확대를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그룹에서 분리해 올해로 출범 2년차를 맞은 LX그룹은 주요 기업 지분투자와 더불어 다양한 M&A(인수·합병)에 나서며 외형 확대에 주력해왔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는 곳은 LX인터내셔널이다. 포승그린파워와 한국유리공업 인수를 잇따라 성사시키며 신재생 발전과 건자재 사업 확대에 주도적으로 나섰다.


앞서 LX인터내셔널은 '한글라스'라는 브랜드로 알려진 한국유리공업 지분(100%)을 5925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코리아글라스홀딩스와 지난 3월 체결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기관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인수 절차가 최종 마무리되면 LX인터내셔널은 유리 사업을 추가하게 되며 소재 분야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신사업 창출을 통해 LX그룹 성장에 기여한다'는 회사의 중장기 전략 방향과도 일치한다.


소비자가 뽑은 '2021 대한민국 올해의 녹색상품'에 선정된 'LX 지인 수퍼세이브 창호'ⓒLX하우시스

업계는 LX인터내셔널의 포트폴리오 확대 뿐 아니라 LX하우시스가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건축자재 부문에서도 시너지가 크게 발생할 것으로 진단한다.


KCC글라스에 이어 국내 유리업계 2위인 한국유리를 품게 되면 빌딩·주택 창으로 주로 쓰이는 판유리 원자재 공급 등에서 가격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 에너지 절약형 유리인 코팅유리(로이유리) 부문에서는 단숨에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게 돼 입지가 더욱 커진다.


LX하우시스와 LX인터내셔널은 이같은 사업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년도 경영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미래 에너지 분야 핵심 사업자' 도약이라는 전략 아래 LX인터내셔널은 최근 친환경 바이오매스(Biomass) 발전 사업을 영위하는 포승그린파워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주식매매계약으로 확보한 지분은 63.34%로, 약 950억원 규모다.


포승그린파워는 2014년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로, Bio-SRF(바이오-고형연료제품), 미이용 우드칩 등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연료로 사용해 친환경적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포승산업단지 내 입주 기업들에게 스팀을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포승그린파워 인수로 LX인터내셔널은 무역, 소재 뿐 아니라 친환경 신재생 발전 사업을 주요 전략 사업으로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LX인터내셔널은 소재, 발전 뿐 아니라 친환경 물류센터 사업 추진을 위해 자회사 '에코앤로지스부산'을 설립했다. 자회사를 통해 2025년 운영을 목표로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 내에 연면적 6만50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가 추진중인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하면 연간 매출 20조원 달성도 보다 앞당겨질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 17조원을 기록했다.


경기도 평택시 소재 포승 바이오매스 열병합 발전소 전경ⓒLX인터내셔널

LX그룹 물류 계열사인 LX판토스는 항공물류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 8월 반도그룹으로부터 한진칼 지분 3.83%(256만주)를 1600억원에 매입했다. 회사측은 "항공화물 사업 시너지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항공 물동량 국내 1위를 기록한 LX판토스는 지분 매입을 통해 대한항공 뿐 아니라 대한항공이 인수를 추진중인 아시아나항공과의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륙·해상 운송 뿐 아니라 항공 운송에서도 입지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도체 설계 기업인 LX세미콘도 사업 확장을 추진중이다. 차량용 반도체 설계를 주력으로 하는 텔레칩스에 지분을 투자한 데 이어 시스템 반도체 기업인 매그나칩반도체 인수를 현재 검토중이다.


LX세미콘은 올 상반기 텔레칩스 지분 10.93%(151만5000주)을 약 268억원에 확보해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에 이어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이번 지분 취득 목적으로 회사측은 "기술 및 연구개발 등 사업협력 추진"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주력 제품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사업 확대 뿐 아니라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출을 염두한 것으로 풀이된다. LX세미콘은 현재 TV, 모바일용 DDI를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DDI는 OLED, LCD 등의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수많은 픽셀을 구동하는 데에 쓰이는 반도체 칩을 말한다.


텔레칩스는 자동차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디지털 콕핏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 등 주요 국내 완성차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텔레칩스와의 협력으로 LX세미콘은 SoC(시스템온칩) 확대 등 차량용 반도체 부문에서 수혜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X세미콘 대전 캠퍼스 전경.ⓒLX세미콘

반도체 기업인 매그나칩 인수 검토도 같은 맥락이다. 매그나칩이 OLED DDI와 전력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만큼 DDI 시장 점유율 확대와 더불어 전력 반도체 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다. 매그나칩은 삼성에도 DDI를 공급하고 있어 거래선 다각화도 예상된다.


인수 시점 은 다소 늦춰질 수 있다. 고금리·고환율 여파로 매그나칩 인수가 연내 성사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 단위 M&A를 성사시키려면 외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한데 현재와 같은 시장 환경으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다만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대한 애정이 워낙 큰데다, 미래 전기차 시장을 대비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반도체 '빅딜'은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공식 출범한 LX그룹이 반도체, 건자재, 물류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외형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내년에도 '성장'에 방점을 두고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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