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이슈 부상…삼성그룹株 지각변동 예고
삼성전자 인적분할 시나리오 높은 가능성
민주당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 최대 변수
삼성전자가 6만원대 안착을 시도 중인 가운데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향후 변수로 지목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이후 지배력 강화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영향이다. 지배구조 시나리오에 따라 그룹주도 들썩일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오전 11시55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1.94%(1200원) 하락한 6만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6만2000원에 마감했는데 종가 기준 6만2000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 6월13일(6만2100원)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최근 한 달(10월7일~11월9일) 간 1조3840억원에 달하는 외국인 수급이 몰리면 삼성전자 주가가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반도체 업황이 여전히 한파인 상황이라 최근의 강세를 두고 차이나런의 수혜를 입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차이나런 수혜 지속 가능성이 불확실한 만큼 향후 주가 변동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가운데 지난달 이재용 회장 취임 이후 지배구조 개편이 주요 변수로 고개를 내밀었다.
삼성전자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 회장의 지배력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결국 이 회장의 지분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사안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오너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 순이다. 최대 주주인 이 회장(17.97%)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삼성물산의 지분 31.31%를 보유하고 이 지분을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는 형태다. 현재의 지배구조 하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이 회장의 지분은 1.63%에 불과하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시나리오에서 인적분할 후 삼성전자 투자회사는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삼성 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 10.22%를 인수하고 삼성물산은 삼성 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투자회사 지분을 인수한다.
분할 후에는 현물출자를 통해 삼성물산→삼성전자 투자회사→삼성전자 사업회사 구조로 재편한다. 해당 거래가 완료되면 삼성물산의 지주비율은 11.1%에서 64%로 높아진다.
이 시나리오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성장 동력이 탄력을 받는 만큼 삼성그룹주의 동반 상승이 기대된다. 증권사들은 이 회장 취임 이후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6만7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7.46%, 상상인증권은 6만5000원에서 7만1000원으로 9.23% 각각 상향 조정했다.
또 다른 시나리오로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인수하면 지주비율이 50%를 넘어서게 되면서 지주회사 전환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의 방법으로 ▲삼성물산의 건설 부문 분할 후 매각 ▲삼성물산과 삼성SDS 합병 ▲삼성물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매각 등이 거론된다. 다만 지배 구조 강화를 위해 위와 같은 방안을 실행하는 것은 현실성이 낮아 불가능에 가까운 시나리오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의 변수는 국회다. 민주당은 보험회사가 보유한 주식·채권 가치를 취득 당시 가격이 아니라 현재 가격으로 평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해당 법안 통과 시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지분의 7.07%에 대한 지배력 상실 위기에 직면한다. 보험사 총자산의 3%를 따지는 기준이 ‘취득원가’에서 ‘시장가격’으로 바뀌게 되면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8.73% 중 21조3000억원에 해당하는 6.23%,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1.49% 중 2조9000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0.84%를 강제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배구조 개편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고려해야할 세부사안이 산적한 데다 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배구조 이슈가 주가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배 구조 관점에서 삼성그룹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현재의 그룹 지배 구조를 유지하면서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외부 조력을 통해 최대주주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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