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별사과,청송 꿀사과...경북은 지금 '사과전쟁' 중
전국에서 사과 재배량이 가장 많은 경북 주산지 사이에서 ‘사과 전쟁’이 한창이다. 과거 전국 최대 사과 산지였던 안동은 청송에게 1등 자리를 넘겨줬고 영주·문경·의성 등 다른 지자체도 차별화한 사과를 선보이며 왕좌를 노리고 있다.
전국 사과 60%는 경북서 생산
사과 농가는 경북에 밀집돼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사과 생산량 51만5931t 중 경북이 30만9034t으로 59.3%를 차지하고 있다. 경북이 사과생산량이 많은 것은 기후 조건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북 내륙 지역의 서늘하면서도 일조량이 많고 일교차가 큰 기후는 사과 재배에 적합하다고 한다.
경북 내에서도 사과 재배량이 가장 많은 지자체는 청송이다. 2018년 경북도 과실 생산량 행정조사 결과 청송이 3339.4㏊로 가장 넓었다. 2015년까지만 해도 안동이 2985㏊로 가장 재배 규모가 컸지만, 지금은 청송과 안동·영주 등이 비슷한 재배 면적을 보인다.
안동은 다시 사과 최대 산지 명성을 탈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동사과는 비옥한 토질과 큰 일교차, 풍부한 일조량을 바탕으로 생산돼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하며 식감이 우수하다. 2019년부터 매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생일상에 올랐다. 올해 여왕의 생전 마지막 생일상에도 안동농협이 개발한 사과 ‘에이플’이 선보였다.
청송 대표 사과는 꿀사과
전국 최대 사과 재배면적을 자랑하는 청송은 ‘꿀사과’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다. 말 그대로 꿀처럼 달다는 뜻이다. 농촌진흥청이 전국 사과주 산지 10개 지역 사과를 조사한 결과, 청송사과 당도가 가장 높고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도 가장 많이 함유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청송사과를 ‘꿀사과’로 부르고 있다.
청송사과 당도가 높은 것은 풍부한 일조량과 더불어 높은 일교차가 큰 몫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청송은 지난달 27일까지 일교차가 20도 이상인 날은 이틀, 15도 이상은 15일이나 됐다. 또 사과 생육 기간(4~11월) 동안 청송 지역 일조시간은 1520시간으로 전국 평균(1495시간)보다 많다.
재배면적은 넓지 않지만 다른 시·군과 견줘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영주도 무시할 수 없는 강자다. 2018년 기준 영주 사과 생산량은 8만2124t으로 청송 6만2614t, 안동 6만1884t보다 2만t가량 많았다.
영주 별사과, 생김새가 별 모양
영주에는 ‘별사과’가 있다. 영주에서만 생산되는 별사과는 ‘가을 스타’라는 신품종으로 생김새가 별 모양을 닮았다. 별사과 당도는 17~19브릭스로 높고 육질이 단단해 저장 기간이 길며 맛과 향이 깊다. 소비자들에게 시각적인 흥미를 끌면서 맛이 뛰어난 미니사과로 먹기도 편해 학교 급식, 행사용, 선물용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와 대만 등 수출길도 열렸다.
재배면적이 2043.9㏊로 작은 문경은 ‘사과계의 샤넬’이라는 별명을 가진 감홍사과로 주목받고 있다. 부사(후지), 홍로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싸지만, 강도와 당도가 남다른 고품질 사과로 알려진 감홍사과는 10월 중순에서 11월 중순까지 딱 한 달만 맛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감홍사과는 농촌진흥청이 1992년 개발한 국산 사과다. 특유의 향기가 있고 당도가 16브릭스 이상으로 높다. 최대 산지는 경북 문경으로, 올해 400㏊ 면적으로 재배되고 있다. 적은 재배량에 비해 수요가 높아 감홍사과를 구매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달 30일 막을 내린 문경사과축제도 ‘감홍사과축제’라고 불릴 정도 감홍사과를 구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렸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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