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계속 뛰고 싶어요" K리그 특급 용병, 그들이 한국을 사랑하는 이유
[류호진 기자]
▲ 지난 주말 인천에서 만난 타요와 은나마니 . |
ⓒ 류호진 |
지난 주말, 인천시 소재의 한 중국음식점에 거구의 두 흑인 남성이 들어왔다. 그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짬뽕과 볶음밥을 주문한 뒤 공깃밥까지 추가하여 밥 한 톨 남기지 않은 채 식사를 마무리하였다.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그들의 정체는 바로 국내 리그에서 활동한 축구선수. 그들은 각각 K리그2의 부천FC와 K4리그 평택시티즌에서 활동했던 사무엘 은나마니 그리고 아리요 타요였다.
정규시즌이 모두 마무리 된 뒤 여느 한국인 못지 않게 한국생활을 즐기고 있는 그들. 그렇다면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에서 온 이들이 한국에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은 지난 10월 29일, 인천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사무엘 은나마니, 아리요 타요(아래 마니, 타요로 생략)와의 인터뷰 전문.
- 안녕하세요. 시즌이 끝났는데,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마니: "아무래도 시즌이 이제 끝났기 때문에 축구적으로 많은 활동을 하기 보다는 회복에 전념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주부터는 다시 훈련도 시작을 할 예정이에요. 평소 커피를 좋아해서 커피도 마시고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 한국에서의 첫 해를 평택에서 보낸 타요 . |
ⓒ 평택시티즌 |
- 타요 선수같은 경우는, 아직은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본인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타요: "저는 나이지리아와 중국 프로리그에서 활동을 했었고, 올해 평택시티즌이라는 구단에서 뛴 아리요 타요라고 합니다. 키는 188cm이고 공격수를 맡고 있습니다."
- 은나마니 선수는 어느덧 한국 생활 2년차지만, 타요 선수에게는 올해가 한국이라는 나라에 처음 발을 디딘 해라고 들었어요. 처음 한국에 오셨을 때의 첫인상에 대해 들어보고 싶어요.
마니: "인천공항에 처음 막 도착했을 때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당시 구단에서 리무진을 마련해주어 차를 탑승하고 이동을 했었는데, 창문 밖으로 바라본 한국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고, 사실 이전까지는 이 나라에 대해 잘 알지 못했었지만, 사람들도 너무 좋고 무엇보다도 하루하루가 새로워서 정말 좋았습니다."
타요: "저는 중국에서 활동했었기 때문에 사실 중국과 한국 사이에 비슷한 면들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막상 한국에 와보니 정말 다른 것들이 많아서 신기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전통적인 것들이 정말 많고 민족성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곳 한국 사람들은 비교적 자유롭고 열려 있어서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각 국가들이 각기 다른 장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시즌이 빠르게 지났지만 많은 일들이 있었을 것 같아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한국에서의 순간이 있을까요?
마니: "저 같은 경우는 부천FC와 계약을 하게 된 날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습니다. 전남 드래곤즈라는 좋은 팀에서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내고, 한국에서 계속 뛰고 싶은 마음이 강했는데, 이후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어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부천에서 제게 기회를 주셔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 한국 음식을 사랑한다는 은나마니 . |
ⓒ 부천FC |
마니: "음식입니다. 한국은 음식에 대한 정말 다양한 선택지들이 있어서 음식을 고를 때 정말 행복합니다. 유럽에서는 비슷한 음식들이 많은데, 이곳에선 정말 한국만의 음식들이 많아서 그런 점도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한 가지 꼽자면 삼겹살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음식들을 평생 먹을 수만 있다면 한국에서 살아도 문제없습니다(웃음)."
타요: "하나만 말씀드리기엔 너무 많은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굳이 말씀드리자면 저는 한국에선 정말 모든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그런 부분들에 정말 큰 감명을 받았어요. 한국인들의 그런 열정 덕분에 저 역시 큰 동기부여를 받으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 두 선수 모두 아직은 다음 시즌에도 이곳에서 뛰실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뛰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고 들었는데.
타요: "평택에서 뛰면서 대학팀들을 상대로 좋은 모습도 보이는 등 시작이 좋았지만, 리그에서 제 자신을 잘 증명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치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고, 이전 구단에서는 통역이 없는 등 환경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저를 믿어주시고 소통이 잘 될 수 있는 구단에서 저를 불러주시면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뛰고 싶습니다."
▲ 다음시즌에도 한국에서 뛸 수 있길 바라는 두 나이지리아 선수 . |
ⓒ 류호진 |
-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마니: "2년 동안 정말 어려운 시간도 많았지만, 늘 저를 믿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너무 많은 선물을 받았고, 지금도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시즌에도 한국에서 뛸 수 있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타요: "어느곳에서든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다음 시즌에는 더 멋진 활약, 더 멋진 골들을 보여드릴테니 많이 기대해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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