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이슈] "푸이그에게 달렸다" 남을까, 떠날까 '쿠바 특급'
기대 이상으로 활약, 홈런 21개
재계약 우선이지만 변수 있어
MLB 구단의 관심 여부가 관건
"그 결정은 신(神)만이 안다"
남을까, 떠날까.
'쿠바 특급' 야시엘 푸이그(32·키움 히어로즈)의 거취를 둘러싼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푸이그는 지난 8일 KBO리그 첫 시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6차전 패배로 준우승이 확정된 뒤 그는 더그아웃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9일 홍원기 감독과 3년 재계약한 키움은 곧바로 내년 준비에 들어갔다.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푸이그의 재계약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재계약은) 푸이그에게 달렸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고 단장은 "이제 시즌이 끝났으니까 내부적으로 상의해야 할 거 같다. 그런데 잘해준 건 맞다"며 "우려했던 큰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재계약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데, 중요한 건 푸이그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키움의 푸이그 계약이 발표되자 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푸이그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132홈런을 기록한 강타자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허 선수'였다. 2019년을 끝으로 MLB 경력이 단절된 것도 잦은 기행으로 인한 통제 불능 캐릭터 때문이었다. 그가 아시아리그로 눈을 돌리자 "선수 가치가 떨어졌다" "단체 스포츠에 어울리지 않는 선수"라는 냉혹한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푸이그는 팀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스프링캠프부터 선수들과 허물없이 지냈다. 주장 이용규가 "한국야구를 존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야구장 안팎의 사건·사고도 없었다. 기록은 경기를 뛸수록 향상했다. 전반기(타율 0.245)와 후반기(타율 0.316) 성적이 달랐다. 특히 8월 월간 타율 0.352, 장타율 0.670으로 가공할만한 화력을 보여줬다. 정규시즌 성적은 타율 0.277 21홈런 73타점.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28개)에 이어 외국인 타자 중 두 번째로 많은 홈런을 때려냈다.
가을에도 타격 상승세는 이어졌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에선 타율 0.462(13타수 6안타) 2홈런 5타점. 장타율(0.923)과 출루율(0.588)을 합한 OPS가 1.511이었다. KS 우승엔 실패했지만, 이정후와 중심 타선을 지키며 키움의 포스트시즌 고공행진을 이끌었다.
푸이그의 한국생활 만족은 컸다. KS 3차전을 앞두고 그는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한국에서 뛰면서 인생이 달라졌다는 의미의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키움으로선 푸이그의 재계약이 우선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난관이 있다. 바로 MLB 구단의 관심이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성숙한 모습을 보인 만큼 그를 바라보는 MLB 구단의 시선도 달라졌을 수 있다. 푸이그의 올해 연봉이 100만 달러(13억6000만원)로 MLB 선수들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다. 그만큼 영입에 따른 부담도 크지 않다. 고형욱 단장은 "(푸이그를 두고 MLB와) 금액으로는 싸우지 못한다. 만약 (재계약이) 안 됐을 경우를 생각해서 (다른 대안도) 준비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푸이그는 KS 기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내년에도 키움에서 뛸 생각'이냐는 질문에 "그 결정은 신(神)만이 안다. 내가 대답할 수 없고, 미래를 예측할 수도 없다. 한국에 올 줄 진짜 몰랐다"며 "최종 목표는 미국에서 다시 야구를 하는 건데 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한국에서 야구할 생각이 있다"고 모호하게 답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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