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신호체계 민원 키운 경찰에 주민은 "답답"
[은평시민신문 정민구]
▲ 직진 신호 허용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 은평구청의 '교차로 개선방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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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위치 조정 등 통해 안전한 직진신호 가능성 열려
신호체계를 두고 서울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 힐스테이트 주민들 간의 갈등이 3년 넘게 이어진 데는 신호체계 결정 권한이 있는 경찰 측의 판단이 늦어졌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0월과 11월경 서울경찰청은 교통안전시설심의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었지만 양측의 민원이 높다는 이유로 심의회에서 해당 안건을 제외했다. 대신 주민 의견을 듣기 위한 공청회를 계획하고 은평구청에 공청회 개최를 요구했으나 은평구청은 권한 밖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 백련산 힐스테이트 4차에서 2?3차 방향으로 올려다 본 모습. (사진: 정민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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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청은 지난 9월 '백련산로 교차로 교통개선계획 수립' 방안을 내놓았다. 은평구청은 직진 불가에 다른 문제점으로 "불법직진차량에 따른 교통안전사고 발생 우려, 직진불가에 따른 우회거리 증가(백련산로 정체), 주민 민원 다수 발생"과 "응암초등학교에서 백련산 힐스테이트 아파트 방면으로는 급격한 오르막 경사로 인해 운전자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직진 금지에 따라 사고 발생률이 높아지고 주민불편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은평구청이 내놓은 개선방안은 안전조치 확보 후 직진 허용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각선 횡단보도제거로 최적 신호 운영 △야간 보행자 안전을 위해 투광기 설치 △교차로 노면표시 및 컬러레인 설치 △정지선 위치 조정 △인도폭 축소하여 직진통행 선형 조정 △경사로 중앙선 시인성 확보 위한 차로규제봉 설치 △속도저감 위한 과속방지턱 설치 △경사 완화를 위한 5cm정도의 포장층 조정 등의 시행이 필요한 상황이다.
은평구청 도로과 관계자는 "2019년 검토결과 언덕 시야확보를 위해 교차로를 60cm 가량 깎아야 했기에 도로구조를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최근 실시한 용역에선 5cm만 깎아내고 정지선을 앞으로 이동하는 등의 대책을 세우면 도로상 안전문제가 해결되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직진 금지 시킨 것 납득하기 어려워"
▲ 힐스테이트 2?3차에서 출차하는 차량이 좌회전을 하고 있다. (사진: 정민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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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스테이트 2∙3차 주민 A씨는 오랜 기간 경찰과 구청에 민원을 넣으며 느낀 답답함을 호소했다. 주민 A씨는 "4차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고 얼마 안 있어 갑자기 직진이 금지됐다. 교차로 직진을 이용하던 주민은 2∙3차 주민들인데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금지시켜놓고 2∙3차 주민들이 직진을 요구할 때는 3년을 끌며 결론을 내지 않고 양쪽 주민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겠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 A씨는 "의견이 갈리는 양쪽 주민들을 놓고 공청회를 여는 것은 공공기관이 주민들의 갈등을 키우는 꼴이며 어떠한 결론을 내기도 어렵다. 경찰 측에서 민원에 흔들리지 말고 기준에 따라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 말했다.
은평구청 도로과도 경찰의 판단을 기다리는 입장이다. 도로과 관계자는 "도로의 구조를 바꾼 다음에 신호체계를 바꾸는 게 아니라 신호체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 최종 결정이 나오면 그 때 은평구청은 주민의 안전을 위해 도로 구조 개선과 관련해 검토하는 것"이라 말했다.
경찰 측의 공청회 요청을 선을 그은 이유에 대해 도로과 관계자는 "신호체계를 결정짓는 권한은 경찰에 있고 구청은 도로의 안전 문제를 담당하기 때문"이라며 "공청회는 경찰에서 진행하는 게 맞다"고 답했다.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안전 확보와 신호체계를 합리적으로 이끌어낼 방안이 제시된 만큼 더 이상 주민 간 갈등을 키우지 않는 선에서 경찰 측의 빠른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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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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