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안 보여" 86세 뇌종양 환자…삭발없이 3cm 절개로 살렸다
고령의 뇌종양 환자가 3cm가량만 절개해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무사히 회복했다.
10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신경외과 안스데반 교수가 최근 86세 여성 고령 환자 A씨의 뇌수막종을 눈썹 위로 최소침습 절개해 제거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환자 A씨는 갑자기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시력장애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수막종이 양측 시각 신경을 압박하는 안장결절 수막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뇌수막종은 뇌종양 중 하나로, 뇌를 싸고 있는 수막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말한다. 조직학적으로 양성과 악성으로 구분되는데 대부분 양성이다. 발생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한데, A씨는 뇌수막종이 시각 신경을 압박해 시력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시각 신경을 압박하는 뇌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안 교수는 환자가 고령인 점 등을 고려해 최소침습 수술법을 선택했다. 안 교수는 A씨의 눈썹 바로 위를 약 3.5cm 이하로 절개하고 환자의 양쪽 눈 시각 신경 사이에 위치한 뇌종양을 완전히 제거했다. 뇌종양의 크기는 지름이 3.5 cm가량으로 비교적 큰 편이었다.
보통 눈 사이에 위치한 종양의 개두술은 머리카락 안쪽으로 하여 약 10~15cm 정도 절개하지만, 눈썹 위 최소침습수술은 눈썹 위를 약 3~4cm만 절개하고, 뼈는 약 2cm 정도 열어서 현미경으로 그 안으로 들여다보며 종양을 제거한다. 최소한만 절개해 수술 중 출혈량이 적고, 수술시간도 단축된다. 또 수술 후 통증이 적으며 조기 퇴원이 가능하다.
지난달 14일 수술을 받은 A씨는 수술한 지 6일 만에 퇴원했다. 그는 퇴원 이후 집에서 지내다 지난 8일 정기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A씨는 “고령으로 수술이 두려워 주저했는데, 눈이 계속 잘 보이지 않아 생활이 어려워 수술을 결정했다”라며 “수술 이후 시력장애 증상이 좋아지고 회복과 퇴원이 빨라, 걱정했던 것과 달리 매우 만족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안스데반 교수는 “보통 뇌 수술이라 하면 머리를 삭발해야 하는 큰 수술로 여겨져 환자나 보호자 분들이 주저하고 두려워하기 쉽다”라며 “이번 사례처럼 작은 절개만으로도 뇌종양을 제거하면 수술시간이 단축되고 수술 후 통증도 덜해 4~5일 이내에 퇴원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이번 수술 사례는 고령 환자라도 육체ㆍ심리적인 부담감을 줄이며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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