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때녀' 아나콘다 9연패 끊고 눈물의 첫 승리
[김상화 기자]
▲ 지난 9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 SBS |
두 팀의 대결은 양팀 모두에게 중요한 승부였지만 특히 아나콘다에겐 승리가 간절히 필요한 시점이었다. 아나콘다는 <골때녀> 합류 이래 평가전 포함 9전 전패의 수모를 겪고 있던 데다 이번에도 만약 패한다면 자칫 챌린지리그 최하위로 밀리면서 남은 1경기 결과 여부에 따라 다음 시즌 퇴출될 수 있는 최악의 위기에 몰릴 수 있었다.
기적과 같은 2대 0 완승을 거두면서 아나콘다는 리그전 탈락 위기를 일단 넘기는 데 성공했다. 3차전 원더우먼과의 경기에서 최소한 대패를 당하지 않는다면 의외의 성적을 기대해 볼 만하다. 반면 개벤져스는 아나콘다에게 일격을 당하면서 리그전 1위 꿈이 사실상 무산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제 다음 시즌 출전 정지까지 걱정해야 할 만큼 절박한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 지난 9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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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에서 불나방에게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던 아나콘다는 약간의 전술 변화를 가져왔다. 노윤주를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하는 건 그대로였지만 윤태진을 좀 더 앞선에 두면서 공격과 수비를 모두 오가는 중요한 역할을 맡겼다. 후방에서 앞으로 패스가 연결되더라도 정확히 이어지지 않거나 노윤주가 앞선에서 고립되는 단점을 보완하기로 했다.
반면 개벤져스는 조직력, 특히 수비 강화에 큰 비중을 뒀다. 이영표 감독은 연습 경기 도중 불만족스러운 내용이 발견되면 즉각 '스톱'을 외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맞춤형 지도로 만반의 준비를 끝마쳤다. 이렇듯 양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경기에 임하게 되었다.
▲ 지난 9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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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계속 흐르면서 또 다시 승부차기로 연결되는가 싶던 찰나에 의외의 골이 터졌다. 개벤져스 골키퍼 조혜련이 골킥을 찬다는 것이 앞에 밀착해 있던 노윤주를 그대로 맞췄고 공은 자기편 골문을 가르고 말았다. GK의 실책과 더불어 노윤주의 전방 압박이 첫 골을 만들었다.
당황한 개벤져스는 동점골을 넣기 위해 전원 공격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오히려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후반 9분 무렵 개벤저스 진영에서 공을 가로챈 윤태진이 골키퍼가 골문을 비운 틈을 타 재빨리 왼발 슛을 시도해 추가점을 넣은 것이다.
▲ 지난 9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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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승리의 주역인 윤태진은 경기 종료 후 진행되는 인터뷰 내내 평소와는 달리 벅차 오르는 감격 때문인지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승리하고는 인터뷰 뭐라고 해요?"라고 물어볼 만큼 이들에겐 늘 패배가 친숙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멤버 주시은은 이전 시즌에 함께 뛰었던 아나운서 선배들을 일일히 호명한 후 "저희 이겼어요"라는 한마디 외엔 대성통곡을 하느라 더 이상의 소감조차 말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절대 강자도 없지만 절대 약자도 없는 것이 바로 스포츠, 특히 축구의 특성 중 하나이다. "첫 승이 힘들지 이제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는지 알잖아"라는 조재진 감독의 말처럼 늘 타 팀에게 승리만 안겨주던 만년 패배팀 아나콘다는 더 이상 이전의 그 팀이 아니었다. 패배의 눈물 밖에 몰랐던 이들에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자신감이란 새로운 무기가 마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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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애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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