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때녀' 아나콘다 9연패 끊고 눈물의 첫 승리

김상화 2022. 11. 1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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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이겼다!'라고 외치는 데 걸린 1년... 이제야 자신감 얻었다

[김상화 기자]

 지난 9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시즌3 FC 아나콘다가 눈물의 창단 첫 승을 거뒀다. 9일 방영된 <골 때리는 그녀들> 아나콘다와 개벤져스의 챌린지리그 2차전에서 아나콘다는 후반 막판에 터진 노윤주, 윤태진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2대 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아나콘다는 지난해 10월 창단 후 무려 1년 1개월 만에 겪었던 9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방영일 기준) 

두 팀의 대결은 양팀 모두에게 중요한 승부였지만 특히 아나콘다에겐 승리가 간절히 필요한 시점이었다. 아나콘다는 <골때녀> 합류 이래 평가전 포함 9전 전패의 수모를 겪고 있던 데다 이번에도 만약 패한다면 자칫 챌린지리그 최하위로 밀리면서 남은 1경기 결과 여부에 따라 다음 시즌 퇴출될 수 있는 최악의 위기에 몰릴 수 있었다. 

기적과 같은 2대 0 완승을 거두면서 아나콘다는 리그전 탈락 위기를 일단 넘기는 데 성공했다. 3차전 원더우먼과의 경기에서 최소한 대패를 당하지 않는다면 의외의 성적을 기대해 볼 만하다. 반면 개벤져스는 아나콘다에게 일격을 당하면서 리그전 1위 꿈이 사실상 무산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제 다음 시즌 출전 정지까지 걱정해야 할 만큼 절박한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이영표 vs. 조재진... 슈퍼리그 1-2위 경력 감독 지략 대결
 
 지난 9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이번 아나콘다와 개벤져스의 대결은 지난 시즌 슈퍼리그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던 감독 선후배의 승부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국대패밀리를 우승으로 이끈 조재진 감독과 액셔니스타를 지도하면서 2위를 차지했던 이영표 감독은 이번 시즌 챌린지리그로 자리를 옮겨 각각 아나콘다와 개벤져스를 이끌고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1차전에서 불나방에게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던 아나콘다는 약간의 전술 변화를 가져왔다. 노윤주를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하는 건 그대로였지만 윤태진을 좀 더 앞선에 두면서 공격과 수비를 모두 오가는 중요한 역할을 맡겼다. 후방에서 앞으로 패스가 연결되더라도 정확히 이어지지 않거나 노윤주가 앞선에서 고립되는 단점을 보완하기로 했다.

반면 개벤져스는 조직력, 특히 수비 강화에 큰 비중을 뒀다. 이영표 감독은 연습 경기 도중 불만족스러운 내용이 발견되면 즉각 '스톱'을 외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맞춤형 지도로 만반의 준비를 끝마쳤다. 이렇듯 양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경기에 임하게 되었다.

양팀 잦은 범실... 후반 막판 승기 잡은 아나콘다
 
 지난 9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전반과 후반 중반까지만 해도 0대 0 팽팽한 균형이 이어졌다. 서로 상대편 골문을 수시로 위협하긴 했지만 골 결정력 부족, 잦은 패스 실수 등 범실이 잦다보니 활발한 움직임에 비해 골맛을 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개벤져스는 후방 수비수 김혜선이 간간히 중거리 슛으로 위협을 가하는가 하면 아나콘다는 노윤주와 윤태진이 상대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등 조금씩 기회를 엿봤다.

시간은 계속 흐르면서 또 다시 승부차기로 연결되는가 싶던 찰나에 의외의 골이 터졌다. 개벤져스 골키퍼 조혜련이 골킥을 찬다는 것이 앞에 밀착해 있던 노윤주를 그대로 맞췄고 공은 자기편 골문을 가르고 말았다. GK의 실책과 더불어 노윤주의 전방 압박이 첫 골을 만들었다.  

당황한 개벤져스는 동점골을 넣기 위해 전원 공격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오히려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후반 9분 무렵 개벤저스 진영에서 공을 가로챈 윤태진이 골키퍼가 골문을 비운 틈을 타 재빨리 왼발 슛을 시도해 추가점을 넣은 것이다. 

"이겼다"고 외치는 데 걸린 1년
 
 지난 9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경기 종료 휘슬과 더불어 아나콘다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들만 느껴보지 못했던 승리를 실감할 수 있었다. 단순히 최하위 탈출이라는 1차 목표 이전에 그 누구보다 1승이 절실했던 아나콘다로선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 마냥 서로를 껴안고 그저 울음을 터뜨릴 뿐이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인 윤태진은 경기 종료 후 진행되는 인터뷰 내내 평소와는 달리 벅차 오르는 감격 때문인지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승리하고는 인터뷰 뭐라고 해요?"라고 물어볼 만큼 이들에겐 늘 패배가 친숙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멤버 주시은은 이전 시즌에 함께 뛰었던 아나운서 선배들을 일일히 호명한 후 "저희 이겼어요"라는 한마디 외엔 대성통곡을 하느라 더 이상의 소감조차 말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절대 강자도 없지만 절대 약자도 없는 것이 바로 스포츠, 특히 축구의 특성 중 하나이다. "첫 승이 힘들지 이제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는지 알잖아"라는 조재진 감독의 말처럼 늘 타 팀에게 승리만 안겨주던 만년 패배팀 아나콘다는 더 이상 이전의 그 팀이 아니었다. 패배의 눈물 밖에 몰랐던 이들에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자신감이란 새로운 무기가 마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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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애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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