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도, 월드컵 거리응원도 없다…조용하고 무거운 연말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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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여파로 전국 곳곳에서 예정됐던 각종 행사와 축제들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축소 운영되고 있다.
벌교꼬막축제추진위원회는 대책 회의를 거듭한 끝에 사회적 분위기와 국민 정서상 축제를 취소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외에도 상당수 지역 축제들이 연기돼 열리지만, 축하 공연 등 일부 행사들은 취소한 채 진행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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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 부산불꽃축제, 벌교꼬막축제도 백지화
전문가 "국가적 트라우마…장기화는 피해야"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이태원 참사’ 여파로 전국 곳곳에서 예정됐던 각종 행사와 축제들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축소 운영되고 있다. 차분한 분위기로 희생자들을 추모하겠다는 취지지만, 일각에서는 사회적으로 무거운 분위기가 필요 이상으로 지속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먼저 다가오는 월드컵에서 거리 응원이 사라진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4일 “2018 러시아월드컵 때처럼 서울시와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거리 응원을 준비했지만 협회와 후원사들과 논의해 이번 대회에선 이태원 참사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거리 응원을 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오는 21일(한국시각) 개막하는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거리 응원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국의 각 지자체들도 개별적으로 진행하려던 거리 응원을 줄지어 취소하고 있다.
매년 약 100만 명이 찾는 제17회 부산불꽃축제도 취소됐다. 부산시는 당초 지난 5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불꽃축제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공무원, 경찰, 사설경비업체, 해병 전우회 등 3700여명의 안전관리 인력을 동원하고 주요 진출입로에 대한 통제 대책을 마련했지만, 국가애도기간임을 고려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부산시는 전했다. 올해로 6회를 맞는 행사로 최근 3년간은 코로나19로 정상 개최되지 못하다가 올해 정상적으로 열릴 예정이었다.
전남 보성군도 제19회 벌교꼬막축제를 최종적으로 취소했다. 보성군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벌교꼬막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국가애도기간 시행과 함께 11일로 축제를 한 차례 연기했다. 벌교꼬막축제추진위원회는 대책 회의를 거듭한 끝에 사회적 분위기와 국민 정서상 축제를 취소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 축제 역시 3년만에 열릴 예정이었던 탓에 지역 주민들의 기대가 컸다.
일부 재개되는 행사들도 축소 운영된다. 오는 17일 개막하는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2'의 경우 드론 퍼포먼스와 불꽃쇼 특별 이벤트가 취소됐다. 행사 연기 혹은 취소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조직위는 행사를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축제성 프로그램을 최대한 자제하고 본연의 전시회 목적에 부합하도록 행사 프로그램을 재조정했다. 야외 퍼레이드 행사 역시 안전을 이유로 진행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상당수 지역 축제들이 연기돼 열리지만, 축하 공연 등 일부 행사들은 취소한 채 진행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문화예술인들과 자영업자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이번 참사와 무관한 지역이나 장소의 행사까지도 취소하는 것은 ‘억지 애도’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국가적 참사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 같은 기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너무 길어져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애도 뿐만 아니라 밀집한 공간에 대한 국가적 트라우마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국민들이 일상 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한 만큼 이런 무거운 분위기가 너무 오래 지속돼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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