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태원 참사 국조에 "국민은 수사에 의한 진상규명 바랄 것”

-순방 결정 배경에 "우리 국민들의 경제통상 활동과 이익이 걸린 중요 행사라 결정"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에 "순방하는 것은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야당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경찰수사, 송치받은 후 신속한 검찰수사에 의한 진상규명을 국민께서 더 바라고 계시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수사기관의 과학수사와 강제수사에 기반한 진상규명이 더 우선이라는 얘기로 야당의 국정조사에 사실상 반대하고 나선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은 정의당, 기본소득당, 무소속 의원들과 함께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등 책임자 8인을 지목하며 특별검사까지 예고했다.

지난 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필담 논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국회 출석 정부 국무위원들과 관련해서 더 많은 일들이 있지 않았나"라며 "종합적으로 이해해주시면 좋을 듯하다"고 답했다. 이들 참모진에 대해서는 후속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내일 오전 떠나는 순방에 대해서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이 충격과 슬픔에서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국민을 두고 외교 순방행사에 참석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우리 국민들의 경제통상 활동과 이익이 걸린 중요 행사라 순방에 가기로 결정했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한미일 회담이 확정됐고 몇 가지도 확정됐거나 진행 중"이라며 "다자회의에서 양자회담은 미리 확정되기고 하고 회의 진행 중에 갑자기 만들어지기도 하고 검토되다가 사정상 변경되는 경우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밖에 대통령실이 이번 순방에서 MBC 출입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은 데 대해 "대통령이 많은 국민들의 세금을 써가며 해외 순방을 하는 것은 그것이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MBC 출입 기자들에게 "전용기 탑승은 외교·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오던 것으로,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편파 보도가 반복된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