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민주주의에 좋은 날"…1시간 기자회견 동안 함박웃음

박현영 2022. 11. 1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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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전날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거대한 붉은 물결(giant red wave)"은 오지 않았지만,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 "공화당과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2024년 대통령 선거 관련해선 "다시 출마하는 게 나의 의도(intension)"라며 도전 의사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윙 만찬장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전날 치른 중간선거에 대해 "민주주의를 위해 좋은 날이었으며, 미국을 위해서도 좋은 날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올랐지만, 미국인들이 투표로 민주주의가 우리의 모습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하고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 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여는 백악관 전통에 따라 이날 기자들과 56분간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 모두 발언에 이어 9개 언론사가 중간선거, 2024년 대선, 경제, 우크라이나 전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 등에 관해 질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간간이 활짝 웃었고, 마이크를 들고 무대를 오가며 답변하는 여유를 보였다. 민주당은 하원을 근소한 의석수 차이로 내줄 것으로 예상되며, 상원은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중 확짝 웃고 있다. EPA=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이 예상보다 선전한 것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언론과 전문가들이 거대한 붉은 물결을 예상했지만 그러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의석을 조금이라도 잃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지난 40년 동안 어떤 민주당 대통령이 첫 중간선거에서 잃은 하원 의석수보다 적게 잃었다"고 자찬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1962년 중간선거에서 하원 의석을 4석 잃는 데 그쳤지만, 빌 클린턴은 52석, 버락 오바마는 63석 내줬다.

10일 오전 2시 현재 하원 435석 가운데 공화당은 207석, 민주당은 184석을 확보했다. 과반인 218석까지 11석 남은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당초 공화당이 40~50석을 공언한 것보다 의석수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재선 도전과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출마 의사가 있으며 내년 초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기자회견장 한 편에 앉아 있던 아내 질 여사를 가리키며 "가족이 함께 내릴 결정"이라며 "질과 나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사이에 일주일 시간을 낼 수 있길 희망한다. 내년 초 그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어느 방향으로든 급하게 느끼지 않는다"면서 출마 결정은 "내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보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하고 이끈 극우 성향 공화당 후보들을 "초강력 대형 마가(super mega MAGA·미국을 위대하게) 공화당원"으로 지칭하며 그들은 "공화당 내 소수자"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기자가 '미국인의 3분의 2가 당신의 재선 출마에 반대한다'는 출구 조사 결과에 대한 반응을 묻자 바이든은 "나를 지켜보라(Watch me)"라고 짧게 답했다.

이번에 대승을 거둔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트럼프 전 대통령 중에 누가 더 어려운 경쟁자냐는 질문에는 "그들이 서로 싸우는 걸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넘겼다.

바이든은 "공화당 동료들과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력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다른 대목에서 "나는 비토(Veto)할 수 있는 펜을 갖고 있다"며 대통령의 법안 거부권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내비쳤다.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바이든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남부 국경 문제를 비롯해 대통령과 차남 헌터 바이든, 법무장관, 국토안보부 장관 등 관료들을 조사하고 탄핵까지 추진할 계획이라는 질문에는 "미국인들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서 일하길 원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바이든은 "이건 거의 코미디" 수준이라고 일축한 뒤 "나는 저들이 무엇을 할지 통제할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미국 사람들의 삶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 하원의장으로 유력한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공화당 지도자라고 생각한다"면서 "그와 대화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민주주의와 낙태 권리를 지키고 싶다는 명백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과 범죄 및 공공안전에 대한 유권자들의 좌절도 인식했다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과 범죄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바이든 정부 심판을 주장하며 전면에 내세운 핵심 주제어다.

앞으로 2년간 나라가 가는 방향에 대해 사람들 의견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다르게 할 계획인가 묻는 말에 든 대통령은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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