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늬 카디건 입고 쑥라떼 한잔…MZ세대 사로잡은 '할매니얼'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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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카페에서도 아메리카노보다 쑥 라떼를, 케이크 대신 양갱을 주문한다.
김씨는 "어느 날 부모님이 양갱을 사 와 먹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맛있어서 이후 양갱을 즐겨 먹고 있다"며 "달기만 한 케이크보다 덜 달아도 건강한 맛이 나는 디저트가 더 좋다"고 말했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할매니얼 유행이 확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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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1년 차 직장인 김윤진씨(26)는 최근 '할매니얼' 음식에 꽂혔다. 그는 카페에서도 아메리카노보다 쑥 라떼를, 케이크 대신 양갱을 주문한다. 김씨는 "어느 날 부모님이 양갱을 사 와 먹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맛있어서 이후 양갱을 즐겨 먹고 있다"며 "달기만 한 케이크보다 덜 달아도 건강한 맛이 나는 디저트가 더 좋다"고 말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이른바 '할매니얼' 트렌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할매니얼은 '할머니'와 '밀레니얼'의 합성어로, 다소 예스러운 음식이나 스타일 등을 소비하는 문화를 뜻한다. 예컨대 중장년층 입맛에 맞는 것으로 알려진 흑임자·인절미 등의 식품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할매니얼' 관련 게시물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할매'를 검색하면 '할매취향', '할매감성', '할매밥상' 등 다양한 연관 검색어가 뜬다. 특히 '할매입맛'을 검색하면 4만6000여개가 넘는 게시물이 나올 정도다. 누리꾼들은 주로 쑥·인절미·흑임자 등 전통 재료를 활용한 음식을 찍어 게시물로 올리고 있다.
할매니얼 열풍의 인기는 최근 몇 년 사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주 매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 1~10위 중 9개가 전통 간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은 '달고나'로 지난해 70만개 이상 판매됐다. 2위 '보리건빵'도 50만개 이상 판매됐고, 3위 '누룽지과자'도 30만개 이상 팔려나갔다.
이 같은 할매니얼 열풍은 뉴트로(Newtro·신복고) 현상과 연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전 먹거리들이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MZ세대에게는 신선함을 안겨주며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이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할매니얼 유행이 확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 누리꾼은 "이번 여름에 얼음을 동동 띄운 미숫가루를 가족들과 함께 나눠먹었다"며 "미숫가루를 먹으면서 부모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패션업계에서도 할매니얼 열풍이 불고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입을 법한 꽃무늬 자수가 새겨진 카디건이나 펑퍼짐한 치마 등을 찾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는 것이다. 패션계에서는 이를 '그래니룩(Granny Look·할머니 의복을 연상시키는 스타일)이라고도 부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SNS에서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이 주목받기 마련인데 인절미, 흑임자 같은 음식은 그동안 MZ세대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재료"라며 "또 코로나 사태 이후 건강식을 찾는 MZ세대가 늘어난 것과도 연관 있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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