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대격변]⑤전자책→종이책→영상…출판 변화 바람

서믿음 2022. 11. 1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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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전자책, 후 종이책 사례 증가…독자 소통 후 종이책 반영
영상화 염두에 둔 집필 사례도 늘어…영상 전문가가 집필 단계부터 참여

[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황보름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클레이하우스), 김영하의 ‘작별인사’(복복서가), 김초엽의 ‘지구 끝의 온실’(자이언트북스)….

이런 책들은 모두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속했던 작품으로 많은 이에게 널리 사랑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인 작가, 중견 작가의 작품이 혼재됐지만, 전자책으로 먼저 출간되고 이후 종이책을 선보인 작품이라는 특징이 있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밀리의 서재에서 전자책으로 첫선을 보였다. 밀리의 서재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로 접근이 제한적이었지만 회원들로부터 폭발적 반응을 얻으면서 종이책 출간으로 이어져 큰 성공을 거뒀다. 지금까지 18쇄 16만부가 팔렸다. 지난 1월 출간한 종이책은 현재도 주요 서점 100위권 내에 자리하고 있다.

김영하의 ‘작별인사’도 같은 경우다. 밀리의 서재에서 전자책으로 먼저 선보인 후 독자 반응을 수렴해 종이책을 개정 발간했다.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도 선 전자책, 후 종이책의 경우다.

전자책 출간은 여러 장점을 지닌다. 우선 종이책보다 제작 소요 기간이 짧아 빠른 속도로 독자에게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다. 제작비용도 종이책보다 저렴해 부담도 적다. 또한 독자와의 소통은 전자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실제로 SNS 등으로 독자와 직접 소통 여건이 확대되면서 작품 활동에 독자 의견을 반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작별 인사’ 역시 2020년 전자책으로 첫선을 보인 이후 내용 수정과 표지 변경을 거쳐 2022년 종이책을 새롭게 내놓았다.

밀리의 서재 관계자는 “향후 전자책 출간 후 종이책으로 출판되는 흐름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SNS는 물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젊은 독자들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작가들이 증가하는 추세이고, 전자책 선출간은 이런 트렌드에 적합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능 있는 작가분들을 발굴하기 위해 밀리의 서재는 여러 파트너와 다양한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며 “‘다산북스’ 출판사와 ‘SF 오디오 스토리 어워즈’, ‘스튜디오 지니’와 ‘시리즈 공모전’, ‘CJ ENM-해피북스투유’ 출판사와 ‘리노블 공모전’을 올해 진행했고, 순차적으로 밀리에서 전자책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자세한 데이터 공개는 어렵지만 전자책 선출간을 희망하는 출판사도 올해 들어 큰 증가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출간을 준비하는 출판사도 늘고 있다. 지난 5일 개막한 2022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대한출판문화협회가 개설한 ‘저작권 센터’를 통해 레드독퍼블리싱그룹·문학동네·민음사·은행나무 등 열네 곳의 출판사가 참여해 영상 판권 계약을 논의했다. 대한출판문회협회 관계자는 “영화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의 히트로 해외 제작사의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초기부터 IP(원천 지식개발권) 개발을 염두에 두고 집필에 들어가는 출판사도 있다. 안전가옥은 천선란, 듀나, 심너울 등의 작가와 협업해 영상화를 추진 중이다. 6쇄를 찍은 심너울 작가의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는 현재 2차 판권 계약을 추진 중이며, 이경희 작가의 ‘그날, 그곳에서’는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로 유명한 덱스터스튜디오와 영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즈넉이엔티는 아예 영상전문가(PD)를 전담 배치해 작가와 함께 집필을 진행한다. 영상 문법에 어두운 작가들을 도와 바로 영상화가 가능한 작품을 만들기 위함이다. 현재까지 30개 작품의 영상(영화·드라마·웹툰) 판권 계약을 체결했고, 40여건의 수출 실적을 이뤘다. 그중 주진 작가의 ‘직필’, 주영하 작가의 ‘행복배틀’은 드라마 제작이 확정돼 내년 방영을 앞두고 있다.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은 에이전시 블러썸크리에이티브를 통해 영화화를 확정한 상태다.

윤승일 고즈넉이엔티 이사는 “IP를 확장해야 할 이유가 선명해지면서 최근 영상화가 가능한 작품 수요가 많아졌다. 판권 거래뿐 아니라 공동 기획 요청도 많아져 최근에는 대사로 이뤄져 영상화가 손쉬운 ‘채팅 소설’ 콘텐츠도 시작했다”며 “판권이 최소 4000만원에서 1억원 수준으로 거래되다 보니 신진 작가뿐 아니라 신춘문예로 등단한 소위 문단 작가분들의 참여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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